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가 1-0 한국의 승리로 끝나며 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U-20 대표팀 이광연(왼쪽 맨 앞) 등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태극기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거미손 이광연(20·강원)의 선방이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대표팀은 12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 아레나 루블린서 치러진 에콰도르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 4강에서 최준(19·연세대) 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한국 팀은 개인기를 앞세운 에콰도르의 돌풍을 잠재우고 FIFA 남자축구 사상 첫 결승진출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대회 내내 좌중을 압도하는 이강인(20·발렌시아CF)의 맹활약과 결승골을 터트린 최준은 한국 팀의 결승 문턱을 넘게 한 승리의 공신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존재감을 발휘한 선수는 수문장 이광연이다.

U-20 월드컵 축구 대표 팀의 주전 골키퍼인 이광연은 조별리그부터 세네갈과 8강까지 눈부신 선방 쇼를 펼치며 36년 만의 4강 신화 재현에 앞장서면서 ‘빛광연’이라는 새 별명을 얻었다.

세네갈과 8강 승부차기에서 선방으로 한국의 4강 진출에 앞장섰던 이광연은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전에서도 ‘거미손’의 명성을 입증했다.

한국은 전반 39분에 터진 최준의 결승 골로 1-0 리드를 잡은 이후 후반 들어 에콰도르는 파상공세에 나섰지만 수문장 이광연의 그물 수비에 번번이 막히면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이광연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 장면은 후반 추가시간 4분여가 흐른 무렵이었다.

총공세에 나선 에콰도르는 종료 직전 속공으로 한국 문전까지 전진했고, 레오나르도 캄파니가 헤딩으로 오른쪽 골문을 향했지만 이광연의 동물적인 선방에 막히면서 실점의 위기를 넘겼다.

종료 직전 에콰도르는 처음으로 이광연의 그물망 수비를 뚫고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 판독(VAR)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한국 팀은 사상 첫 FIFA가 주관한 대회의 결승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포르투갈 전부터 에콰도르와 4강까지 6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뛴 이광연은 경기 이후 공동취재구역 취재진에게 “여기까지 올 줄 알았다. 준비를 잘했고 모두가 다 한 팀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연이은 ‘선방 쇼’로 얻은 새 별명에 대해 이광연은 “정말 영광스럽다”면서도 “다른 골키퍼들이 뛰었더라도 빛이 났을 것이다. 박지민과 최민수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대견하다”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이날 이광연은 승리의 환호성에 젖은 ‘나태함’을 경계하며 마지막 남은 단 한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그는 “목표를 이뤄 기분이 좋으니 라커룸 분위기도 당연히 좋다”면서도 “좋은 게 길어지면 자만으로 바뀔 수 있으니 오늘까지만 즐기겠다. 남은 한 경기에 모든 힘을 쏟아 붓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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