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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한마디에…北 새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대대적 수정 불가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용과 형식 문제를 지적하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북한이 야심차게 준비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의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김 위원장이 개막공연을 관람한 ‘인민의 나라’의 한 장면. [헤럴드DB]
-北 집단체조, 체제선전ㆍ외화획득 창구 활용

-김정은, 그릇된 창작ㆍ창조기풍 심각히 비판

-‘주체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세계최고 걸작품’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야심차게 준비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막공연을 관람한 뒤 작품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공연 관람 뒤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창조성원들을 불러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지적하며 그들의 그릇된 창작창조기풍, 무책임한 일본새(일하는 태도)에 대해 심각히 비판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김 위원장이 “사회주의문화 건설에서 문학예술부문 창작가, 예술인들이 맡고 있는 임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면서 우리 당의 혁명적인 문예정책을 정확히 집행관철해나가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비판하고 과업을 제시한 만큼 ‘인민의 나라’의 형식과 내용 역시 상당 부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6일 “최고지도자가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고 과업을 제시한 데 따라 다시 수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애초 정권수립일인 9ㆍ9절에 맞춰 준비하다 개막을 3개월 가량 앞당기면서 내용과 형식 측면에서 미흡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인민의 나라’는 북한이 작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방북했을 당시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와 관람한 ‘빛나는 조국’의 업그레이드판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관영매체는 개막 전부터 “작년 내외의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의 창조집단은 우리의 전통이고 자랑인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에 대한 인민들의 애착과 관람 열망이 커가는데 따라 주체문화예술의 발전면모를 보여주는 보다 특색있는 작품을 창작형상했다”고 선전했다. 또 “‘인민의 나라’는 위대한 당의 영도 밑에 자주적 존엄과 긍지를 떨쳐온 우리 인민의 빛나는 승리의 역사, 인민의 꿈과 이상을 실현해나가는 사회주의조국의 참모습을 대서사시적 화폭으로 펼쳐보이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직 전체 동영상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조선중앙통신은 ‘인민의 나라’ 제목이 평양 밤하늘가에 빛을 뿌리는 가운데 출연자들의 율동과 체조, 민족적 정서와 예술적 형상, 천변만화하는 대규모 배경대(카드섹션) 화폭 속에 공연이 펼쳐졌다고 소개했다. 이를 볼 때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공개된 ‘빛나는 조국’과 마찬가지로 북한 집단체조 특유의 대규모 카드섹션과 매스게임에 더해 드론(무인기)과 레이저, 미디어아트 등 첨단기술이 총동원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오래 전부터 집단체조를 ‘주체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세계최고의 걸작품’이라며 중요한 선전선동도구로 활용해왔다. 북한은 2002년 김일성 주석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아리랑 축전’을, 작년에는 정권수립 70주년을 계기로 ‘빛나는 조국’을 각각 선보인 바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빛나는 조국’을 예로 들면서 “시대적 명작은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높이 발양시켜나가는 데서도 강력한 추동력으로 되고 있다”면서 “그 어떤 말이나 글보다 더 큰 감화력으로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사람들의 심장속에 절대불변의 신념으로 간직되게 하고 공화국의 존엄과 위용을 남김없이 떨치도록 하는데 이바지”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외화획득 창구 활용에 보다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강 교수는 “통상적으로 북한의 집단체조는 정권의 성과를 드러내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으로 활용됐는데 지금에 와서는 결국 외화벌이 관점에서 봐야한다”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기대할 수 있는 외화획득 창구는 결국 관광상품인데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체조가 가장 큰 시장이 되고 있다”고 했다.

‘빛나는 조국’의 경우 북한 주민들의 입장료는 가장 비싼 1등석이 북한 화폐로 5000원(한화 약 680원)정도에 불과했던 반면 외국인들에게는 최저 3등석 100유로(약 13만2000원)부터 최고 VIP석 800유로(106만원)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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