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미국이 멕시코에 불법 이민 문제 이유로 관세 인상 부과 경고에 나선 뒤 이뤄진 고위급 협상이 별다른 결과물 없이 종료됐다. 양국은 5일(현지시간) 고위급 협상을 벌였으나 일단 합의 없이 마무리한 뒤, 6일 협상을 재개해 타결책을 모색하기로 했다.
아일랜드를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멕시코 대표들과 가진 백악관에서의 이민 논의가 끝났다.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턱없이 모자라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5% 수준의 관세가 월요일부터 시작될 것이고 일정에 따라 월별로 인상될 것”이라며 “관세가 인상될수록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회사의 수는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와 미 의회 민주당이 이민 개혁에 대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5월 국경에서 체포된 불법 이민자가 13만3000명에 이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UPI=연합뉴스] |
블룸버그통신과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케빈 맥앨리넌 국토안보부 장관대행 등 미 고위 관리들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이 이끄는 멕시코 고위급 대표단과 협상에 나섰다.
대표단 협상이 끝난 뒤 폼페이오 장관은 에브라르드 장관과 일대일로 만남을 가졌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번 협상과 관련,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날 만남에서는 관세를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6일 회의에서는 공통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는 “미국은 단기적으로 이민에 영향을 줄 조치를 원한다”며 “멕시코의 관점은더 장기적인 해결책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6월 10일부터 멕시코를 통한 불법이민자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상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할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도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 수를 극적으로 줄이거나 없애는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관세를 계속 인상, 10월 1일부터는 25%까지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멕시코는 사태 해결을 위해 지난 주말 외교부 장관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을 미국에 급파했다. 멕시코 대표단은 미 상무·농무장관과 고위 관리 등을 잇달아 만나 관세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날 협상에 앞서 백악관의 피터 나바로 무역ㆍ제조업 정책국장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가 미국 남쪽 국경에서 불법 이주민의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한다면 새로운 관세가 발효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부과와 관련, 미국에서도 자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돼왔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전날 가진 비공개 오찬에서는 최소 6∼7명의 의원이 멕시코 관세부과에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의회에서 이를 막을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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