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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무역전쟁은 ‘미래 패권전쟁’…한국, 끊임없이 선택 강요받을 것”
이성현 세종硏 中연구센터 소장
김학용의원 주최 초청강연서 주장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 주최로 ‘미중 패권 경쟁과 동북아의 미래’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

“미중 무역전쟁은 단순한 ‘관세 전쟁’을 넘어 ‘미래 패권경쟁’이 됐습니다. 해묵은 갈등의 고름이 터진 격입니다. 우리나라는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받을 것입니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소장은 5일 오전 국회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데, 우리나라는 아직 이 사안의 심각성을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미중 전쟁,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주제의 강연을 마련하고, 이 소장을 강연자로 초청했다.

최근들어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은 날로 가열되고 있다. 애초 경제ㆍ군사 분야로 다퉜다면 근 1년 전부터는 교육ㆍ문화 분야의 대립각마저 날카로워지고 있다. 양측 충돌이 커지면서 우리나라가 유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가 미중 무역전쟁에 관심을 둬야한다는 데 역사와 지정학적 이유를 먼저 짚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외교를 잘못해 나라를 뺏긴 뼈아픈 경험이 있다”며 “(한반도의 위치 상)강대국의 관계에서 종속적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요즘 중국과 일본이 왜 가까워지는지, 이 부분이 최근 미중 관계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일본이 앞서 상황 파악에 나섰다는 점을 언급,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 간 적대적 경쟁이 수십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이 소장은 “향후 미중 무역전쟁은 잠깐 봉합이 이뤄진다 해도, 서로에 대한 압박 시도는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될 것”이라며 “20~30년간은 (양국의 관계가)하향곡선을 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의 추격을 계속 견제해야 하며, 중국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미중 관계의 완충 역할을 한 버팀목이 무너지는 게 한 순간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교역 비중 중 미ㆍ중 의존도는 근 40%다. 상황을 방치하다가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을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이 소장은 “두 나라가 ‘그나마 무역전쟁을 해 다행’이란 시각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향후 상황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가 기회주의적 모습을 보여준 게 사실”이라며 “미국도, 중국도 우리를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사태를 3년 전부터 살펴봤으면 좋았을텐데, 좀 늦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다”며 “췌장암과 같이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때 병원에 가야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원율 기자ㆍ김용재 인턴기자/y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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