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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여행’ 최고 인기 바르사,런던…한국인 맨체스터 선호
맨체스트 올드트레퍼드 구장에 그려진 맨유 140년 레전드들. 박지성이 여섯번째 크기로 그려져 있다. [사진=함영훈 기자]
영국 최강으로 평가받는 토트넘의 공격 4인방 ‘DESK’. 델리알리, 에릭센, 손흥민, 케인. 토트넘과 손흥민의 주가가 올라가면서 여행자들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연합뉴스]

올드트래퍼드 등 홈팀 유리, 방문팀 불리 시설 ‘웃음’
손흥민 위상 높아져, 런던 축구여행 더욱 인기 끌 듯
리버풀-맨체스터, 축구로 노동착취 견딘 축구의 도시
호텔스닷컴 전세계 축구팬 1만6500명 조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2일 새벽,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은 리버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창단 이후 첫 유럽챔스 결승전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번 챔스 리그는 자랑스런 한국인 손흥민을 세계 최고 스타 반열에 올렸다.

챔피언스리그는 한국인으로서는 박지성이 처음 출전했고, 손흥민이 두번째이다. 비록 졌지만 각국의 언론은 손흥민의 종횡무진 활약을 팀내 최상위급 평점으로 메겼다.

스타는 팬들을 만들고, 스타의 자취가 남은 곳은 여행객들로 들끓는다.

올드 트래퍼드를 홈구장으로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을 쓰는 웨스트햄도, 런던 웸블리 공설운동장을 임시 홈구장으로 쓰다가 최근 런던 북부 홈구장으로 옮긴 토트넘도 축구를 매개로 여행객을 적극 끌어들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 구장의 라커룸에 가면, 어웨이팀의 드레스룸 의자를 낮게 하고 작전지시용 보드를 작게 만든 ‘치졸함’이 귀엽다. 런던에 있는 손흥민의 토트넘 구장 매장에서 손흥민 굿즈는 팀내 2-3위 수준으로 잘 팔린다.

영국 중서부 산업도시 리버풀과 맨체스터는 산업혁명 이후 고단한 노동자의 삶을 축구로 달래준, 축구의 발상지이자 축구의 도시들이다.

18세기 산업혁명의 시발점, 맨체스터는 랑카스터주 면화를 리버풀 항에서부터 운하 또는 철도로 들여와 직물을 만드는 섬유, 기계 공업의 중심지이고 영국 축구의 메카이다.

맨체스터에 가면 지금도 빅토리아 시대 붉은 벽돌집이 즐비하고 리버풀항과 이어지는 직행철도가 남아있어 19세기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도시 뒷골목을 거닐고, 지금은 과학산업 박물관이 된 리버풀발(發) 면화 종착역을 구경하다보면 아련한 노스탈지어에 젖는다.

올드 트래포드에는 평일에도 맨유를 빛낸 원로스타 3인방 동상, 퍼거슨 박물관, 매트 버스비 전 감독ㆍ베컴ㆍ박지성ㆍ루니ㆍ호날두의 흔적, 맨유구장 등을 돌아보려는 관광상품 참가자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한국 손님이 많아서일까. 박물관에서 박지성은 ‘레전드’ 15명 중 여섯번째로 크게 그려졌다.

축구여행 갔다가 축구만 볼 리 없다. 라틴어 ‘만(맨)’은 가슴이고 ‘체스터’는 도시를 뜻한다. 뜨거운 가슴을 가진 도시이다. 맨체스터 여행엔 과학산업 박물관, 화이트워스 미술관 등 문화예술이 더해진다. 화이트워스는 인도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일부 영국 작품도 섞여 전시된다 식민지배가 인간을 불완전하게 만든다는 점을 통렬히 비판한 목잘린 조각, 옷만 있는 조각 작품이 앞마당에 놓여있다.

호텔스닷컴이 2019년 2월부터 한달간 전세계 축구팬 1만6500명(한국인 표본 1000명)을 대상으로 ‘축구 여행 트렌드(Football Travel Trends)’를 조사한 결과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해외 축구여행지는 맨체스터(32%), 바르셀로나(31%), 런던(24%) 순으로 나타났다.

맨체스터는 근대 축구의 발상지인데다 박지성이 오래던부터 명성을 날리던 곳이며, 축구역사박물관과 투어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곳이기 때문이다.

아마 손흥민의 토트넘이 있는 런던도 앞으로 한국인들의 인기 순위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런던에는 1부팀만 6~7개나 있다. 토트넘, 아스널, 첼시, 웨스트햄, 크리스탈팰리스, 왓포드, 풀럼 등이다. 박지성이 런던생활 막판 잠시 몸담았던 퀸즈파크도 런던 연고구단이다.

영국 민중들이 리버풀-맨체스터의 노동자들이 이끄는 축구를 매개로 대동단결하는 모습을 보이자 위기감을 느낀 런던 귀족들이 첼시, 풀럼, 크리스탈팰리스 등을 잇따라 창단한 것으로 알려진다. 토트넘과 아스날은 런던내 시민-노동자 계급들이 좋아하는 팀이다.

전세계 전체 응답자들은 선호하는 축구 여행지로 바르셀로나(30%), 런던(20%), 마드리드(20%) 순으로 꼽았다.

방문하고 싶은 경기장으로는 FC바르셀로나의 홈구장 캄프누 스타디움(1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올드 트래퍼드(11%), 프레디머큐리의 퀸이 보헤미언랩소디 등을 공연하고 토트넘이 임시 홈구장으로 썼던 런던 웸블리 공설 스타디움(10%) 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축구 빅게임에 맞춰 여행을 계획하겠다는 축구팬들의 응답이 여성(20%), 남성(17%)여서 눈길을 끈다. 여성 축구여행객도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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