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넋’ 위로의 손길…
유람선 추돌 크루즈 선장 체포
“구조활동 안하고 그대로 운항”
수색범위 확대…구조자는 아직
30일 (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지점인 머르기트 다리 아래 강변에서 부다페스트 시민이 사망자를 추모하는 초를 켜고 있다. [연합] |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29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유람선 추돌사고로 한국인 7명이 숨지고 19명이 실종된 가운데, 침몰 유람선 ‘허블레아니’에 추돌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의 선장이 경찰에 체포됐다. 사고현장에서는 구조와 수색을 위한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화려한 조명과 반짝이는 물결로 낭만이 가득했던 다뉴브강 마가렛다리 인근은 평소와 달리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가 감쌌다.
교각 주변 곳곳에 현지 시민들이 가져다 놓은 국화와 촛불이 전날 유람선 사고로 숨진 한국인의 넋을 위로했다. ▶관련기사 3면
30일 미국CNN 등 외신에 따르면, 헝가리 경찰은 “우크라이나 출신인 선장 ‘유리’ 씨가 용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며 “이 선장은 조사 후 구금됐고,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길이가 135m인 대형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의 선장인 그는 29일 밤 관광객과 여행사 직원, 현지 가이드 등 한국인 33명이 타고 있던 소형 유람선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혐의로 이날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유리(64) 씨에게 부주의 태만으로 수상 교통에서 다수의 사망 사고를 낸 혐의를 적용해 구금했다. 그는 오랜 운항 경험을 갖고 있으며 우 크라이나 오데사에 거주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BBC는 7명의 희생자들이 구명 조끼를 입지 않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구조된 7명은 저체온증으로 힘들어하고 있지만 안정된 상태라고 구급차 대변인이 말했다. 구조된 탑승객들은 바이킹 시긴이 허블레아니를 들이받은 뒤 구조하지 않고 그대로 운항했다고 진술했다.
부다페스트 경찰은 실종자 21명을 계속 찾고 있다. 헝가리 구조대는 수색 범위를 하류 30㎞까지 넓히고 있지만, 관련 선박의 인양에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킹 시긴’에 추돌한 허블레아니는 불과 7초 만에 침몰했다. 허블레아니 유람선은 2003년부터 다뉴브강에서 운항을 해왔다. 사고 당시 바이킹 시긴에 탑승했던 미국인 관광객 클레이 핀들리는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다”며 “바이킹의 앞부분이 작은 유람선의 뒤쪽을 쳤고, 몇초 후 선체가 건너 편에서 튀어 나와 떨어졌다”고 BBC에 전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