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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면세점의 복잡해진 셈법…‘수익성’이냐 ‘점유율’이냐
-정부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3곳 추가하자 셈법 복잡해져
-신규 출점 시 수익성 악화 우려되지만…점유율도 방어해야
-장기적으론 호텔롯데 상장과도 맞물려…롯데 “아직 논의 단계”

롯데면세점 본점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정부가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3곳을 추가하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면세점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시내면세점 특허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지만, 한편으론 신규 점포 투자로 인한 수익성 저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의 실적 개선은 롯데그룹의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과도 직결돼 면세 사업부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수년간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과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2015년 6개에 불과했던 시내 면세점 수가 13개로 2배 이상 늘면서 롯데와 신라가 양분하던 시장 점유율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신세계ㆍ현대백화점 등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자 2015년 52%였던 롯데의 점유율은 2016년 49%, 2017년 42%, 지난해 40%까지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는 40%대 점유율마저 깨지면서 롯데가 37.8%, 신라가 25.9%, 신세계가 17.9%를 차지했다.

면세 업계는 당분간 점유율이 크게 변동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올해 신규 사업자 선정이 예고되면서 시장이 또다시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의 고민은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가운데 무엇을 더 우선순위에 둘 것인지다. 시장 점유율은 면세사업의 핵심인 ‘바잉파워’(구매력)와 직결된다. 매출 규모가 클수록 면세품 물량을 늘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바잉파워가 강해진다. 경쟁사들이 추가로 매장을 내며 점유율을 확대할 경우 롯데면세점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선뜻 신규 매장을 내기엔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이후 면세 업계는 매출의 70~80%를 보따리상에게 의존하고 있다. 서울에서만 13곳의 면세점이 영업하고 있어 보따리상을 유치하기 위한 출혈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매장을 시장에 안착시키려면 초기 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보따리상을 끌어 모아야 한다”며 “전체 매출 규모는 커지겠지만 새어 나가는 돈이 더 많아 수익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롯데면세점의 수익성 개선은 호텔롯데의 IPO(기업공개)와 맞물려있다. 롯데그룹은 일본 주주가 지분 99%를 보유한 호텔롯데를 상장시켜 지배구조를 재편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선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면세 사업부(롯데면세점)의 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상장 때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호텔롯데 상장을 고려하면 수익성과 점유율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롯데면세점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신규 매장을 내는 것을 검토하지 않았으며 향후 입찰 참여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며 “단순히 매장만 확대한다고 해서 점유율이 올라간다는 보장이 없어 사업성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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