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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벽면 구청 청사 전기료 40% 더 내”
서울 자치구 3년간 전기료 내역
작년엔 유리청사 9곳 42% 더 내
주민 1인당 부담도 83% 높아
마포>금천>송파>용산 順 낭비


서울 시내에 건물 외벽이 유리로 된 구청사가 그렇지 않은 구청과 비교해 최근 3년간 전기료를 40% 가량 더 많이 낸 것으로 확인됐다.

예년 보다 빨리 찾아온 폭염 소식에 올 여름에도 ‘유리 청사’로 인해 주민 세금이 줄줄 새는 낭비가 반복될까 우려된다.

17일 서울시가 국회 민경욱 의원에게 제출한 ‘서울시 자치구별 최근 3년간 냉난방비 등 전기료 납부내역’을 헤럴드경제가 분석한 결과 용산ㆍ마포ㆍ관악 등 유리 청사를 둔 자치구 9곳은 2016~2018년에 연 평균 5억858만원씩 전기료를 냈다. 이는 25개 자치구의 연 평균 전기료(4억1508만원) 보다 22.5%, 유리 외장이 아닌 청사 16곳 평균(3억6249만원) 보다 40.2% 많은 것이다.

기록적 폭염이 닥친 지난해만 보면 ‘유리청사’ 9개구의 전기료는 평균 5억2329만원으로 집계돼, 25개구 평균(4억2448만원) 보다 23.2%, 보통의 청사 16곳 평균(3억6890만원) 보다 41.8% 많았다. 유리 청사는 보통 청사 보다 전기료로 세금 1억5000만원을 더 쓴 셈이다.

지난해 유리청사 9개구의 전기료는 2016년과 비교해 평균 4.7% 늘었다. 보통 청사 16개구의 평균 증가율(3.0%) 보다 상승폭이 가파르다.

또한 각 자치구의 전기료를 해당 구민 수로 나눈 1인 당 구청 전기세 부담액을 살펴 보면, 유리 청사 9개구는 1인 당 1541.5원으로, 보통 청사의 1인 당 843.8원 보다 82.6% 높다.

전기료 낭비가 가장 심한 구는 마포구로 3년 연속 7억4000만원 이상을 써 독보적 1위다. 지난해는 7억7473만원으로 8억원대를 넘봤다. 이어 금천구(6억4914만원), 송파구(6억3050만원), 용산구(6억3026만원), 중랑구(5억4058만원), 관악구(5억1825만원) 순으로 높았다. 이중 송파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유리 구청사다.

최근 10여년 사이 신청사로 지어진 마포구, 용산구, 관악구 청사는 전체가 유리로 돼 있다. 이들 구청사는 건립 당시 호화 청사 논란을 부른 바 있다.

이후 현재 서울시는 녹색건축 설계기준을 마련, 공공기관 건축물의 경우 유리가 벽면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건물 전체의 벽면율로 제한하므로, 해가 잘 드는 남측을 전면 통유리로 써도 무방하다. 이 기준을 보다 촘촘히 해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건축주나 건축설계자 입장에선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민경 서울연구원 안전환경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개방감 있는 유리 외장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는데 유리가 예전보다 성능이 강화됐다고 해도 일사량이 많이 침투하면 냉방부하가 늘어나 에너지 비용이 많이 드는 게 실험으로 입증됐다”며 “더구나 유리 외장은 공사기간이 짧아 공사비가 덜 든다는 점에서 유혹받기 쉬운데 관공서는 구청장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사용을 자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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