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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이란 충돌위기 고조…“이라크戰보다 더 나쁠 것”
트럼프 ‘12만 중동파병’ 부인했지만
상황 악화땐 군사행동 가능성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최대 12만 병력 중동 파견’을 골자로 한 대(對) 이란 군사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부인하면서도, 앞으로 상황이 악화하면 더 많은 병력을 보낼 수도 있다며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의 제재 강화와 이란의 반발로 양국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상선 피습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중동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 대응을 위해 중동에 12만 병력을 파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뉴욕타임스를 거론하며 “가짜뉴스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것(병력의 중동파견)을 계획하지 않았지만 만약 한다면 훨씬 더 많은 병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군사행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외견상으로 볼 때 미국과 이란은 우려스럽게도 충돌에 가까이 있다”며 “미국과 이란의 충돌은 이라크 전쟁과 같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더 나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9일 이란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 회의에서 12만 병력 파견 구상을 보고했으며 백악관이 이를 검토 중이라고 전날 보도했다.

앞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영해 인근에서 사우디 정부 유조선 2척이 포함된 상선 4척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은 사건에 대해 미국은 이란이 연관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공격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 중인가?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이란과 관련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며 “그들이 무슨 짓을 한다면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이란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발언이 잇따랐다. 베흐루즈 네마티 이란 의회 대변인은 14일 “에미리트(UAE 토후국)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이스라엘의 장난”이라고 말했다.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정부의 강경파가 위험한 정책을 추구한다고 비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EPA]

미국과 이란은 최근 급격히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부터 이란 혁명수비대 테러조직 지정, 이란 원유 수출 금지 등 제재를 강화한 데 이어 중동에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를 배치하며 군사적 압박에 나섰다.

또한 이란이 8일 이란 핵합의에서 정한 핵 프로그램 제한 의무를 일부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뒤 이란의 철강 등 광물 분야에 대한 신규 제재를 발표했다.

이에 이란은 미국과 똑같이 중동 주둔 미군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등 미국에 맞서고 있다.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과 달리 핵합의에 남아있는 유럽 국가들은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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