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해치’ 정일우식 영조는 공감형 군주였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거침없이 하이킥(2006년)이 갓 20대가 된 정일우의 모습이라면 ‘해치’는 33살 정일우의 모습이죠.”

SBS 사극 ‘해치’에서 주인공 이금(영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정일우는 군복무 이후의 첫작품을 잘 끝냈다. “2년 반만의 복귀작이라 걱정도 많았고 촬영중에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잘 마무리한 것 같다. 좋은 작가님, 좋은 배우들, 좋은 감독님과 함께 촬영하게 돼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일우는 왜 ‘해치’를 택했을까? 사극이라는 장르는 만만한 장르가 아니라는 걸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사람들이 사극이라서 부담되지 않았느냐고 묻더라. 작가님이 써주신 대본이 주는 힘, 캐릭터가 주는 힘이 컸다. 일단 나는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봤다. 그동안 영조는 많이 다뤄졌지만 젊은 영조를 다룬 작품이 없었다. 그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작가님이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그려 나갈지도 궁금했다. 대본이 나올 때마다 그걸 보는 재미도 있었다.”

영조는 실존 왕이지만, 새롭게 창조된 인물이라는 점을 매력적으로 느꼈다는 것이다. 정일우는 “김이영 작가님이 영조를 타인의 아픔을 느낄 줄 아는 성군으로 멋있게 그려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기자가 극중 영조는 실제 영조보다 미화됐고, 반면 밀풍군 이탄(정문성)은 실제보다 훨씬 더 악하게 그려졌다고 했다. 정일우는 “나(영조)와 대비되는 인물을 그리다 보니 밀풍군의 악한 모습이 잘 나온 것 같다. 현장에서는 정문성 형과 가장 친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일우는 극중 영조 캐릭터에 실제를 대입시키지 말라고 했다. 작가가 캐릭터를 만들었고 정일우식으로 해석한 영조라는 것.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오는 그런 영조가 아니라, 감성적인 영조다. 타인의 삶에 대해 연민을 느끼는 캐릭터다. 영조가 정치할때, 특히 남을 설득할때 많이 울었다. 극중에서 민진헌을 설득 할때에도 눈물을 보인다.”

정일우는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석고대죄하는 장면을 꼽았다. “하루 종일 무릎을 꿇은 채 비 맞는 장면을 촬영했더니 후유증이 있었다. 일주일동안 제대로 걷지 못했다. 하지만 열심히 한 게 시청자에게 와닿았던 것 같아 만족한다.”

경종(한승현)이 죽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상황에 제대로 몰입했다. 그도 형이 죽은 것처럼 마음이 아프게 연기한 장면이라고 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혼자 남은 사람이 느끼는 외로움을 함께 보여주려고 했다는 것.


‘해치’에는 사헌부가 중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이에 대해 정일우는 “해치는 선과 악을 심판하는 상상속 동물이다. 사헌부는 정의를 위해 악한 존재를 심판하기 위한 기관인데, 그안에서도 정치적인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그것을 영조가 개혁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극중 영조는 극심한 사색당파 세력앞에서, 탕평책을 수행해나간다. 몰락한 남인인 이인좌의 난을 평정하고도 남인을 등용한다. 노론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영조는 노론의 수장 민진헌(이경영)을 설득하기도 했다.

“이경영 선배와의 케미가 가장 중요했다. 왕이 가장 두려워한 인물이다. 민진헌도 나를 경계한다. 서로 묘한 긴장을 타고 가는 게 좋았다. 이경영 선배는 자신의 바스트샷이 아닌 리액션에서도 큰 힘을 주기 때문에, 그걸 받아 연기하는 나도 좋았다. 나는 숟가락을 얹었던 셈이다.”

영조가 위기 대처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민전헌의 역할이 컸다는 얘기다. 정일우는 탕평책이 어디서 나올지 궁금했는데, 김이영 작가님이 절묘한 타이밍에 탕평책을 내놓아 자신도 놀랐다고 했다. 이와 함께 영조가 왕이 된후 이를 도운 박문수(권율), 이광좌(임호) 등 3인방이 모두 사직하고 낙향하는 장면은 현재성이 있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고 했다.

정일우는 아쉬운 점으로 고아라가 액션을 찍다 다쳐 2주간 쉬는 바람에 자신과의 멜로가 제대로 표현이 안됐다는 점을 꼽았다. 정일우의 줄어든 멜로는 달문(박훈)-복단(배정화)의 슬픈 사랑으로 가 멜로의 꽃을 피웠다.

한류스타인 정일우는 앞으로 해외작품에도 참가할 것 같다고 했다. 이달 내로 차기작이 결정될 듯하며, 장르물에도 도전하겠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