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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길, “‘열혈사제’ 시즌2 한다면 다른 확장이 있어야 한다”
-“내가 맡았던 모든 캐릭터에 제 모습이 조금씩 있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의 주역인 김해일 신부 역을 연기한 김남길(38)을 인터뷰 하면서 느낀 점은 말을 잘 한다는 점. 영화 ‘판도라’(2016년)때보다 훨씬 더 여유가 있었다.

김남길은 검은색 사제복을 입은 신부지만, 무술으로 단련된 특수부대 요원 출신이다. 그는 악인에게 순순히 당하지 않고, 무술로 제압해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남겼다. 때로는 유머까지 가미한 김남길식 악에 대한 응징방식은 시청자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예전에는 타이틀 롤을 맡으면, 인정받아야 하고 뭔가 해야 하는 강박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모든 인물들이 조명받아 마음이 편했다. 사실 주연과 조연으로 나누는 표현도 불편할 정도로, 소모되는 캐릭터가 없었다. 간혹 도구로서의 인물을 쓰는 작가가 있지만,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모든 인물들이 주연이었다. 자신의 자리에서 잘해주었다.”

김남길은 최고 시청률 22%를 달성한 ‘열혈사제’에 대해 “다 같이 이뤄낸 성과다. 하지만 효과는 길어야 두 달이다. 들뜰 필요가 없다. 떴다고 해서 휘둘릴 배우도 아니다. 이젠 나이도 있고”라고 말했다.

김남길은 ‘선덕여왕’(2009년)이 히트할 때만 해도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줄 알았다고 했다. 이제는 거품이 완전히 빠져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했다.

‘열혈사제’의 관건은 김남길의 스승인 이영준 신부(정동환)의 죽음이라는 묵직한 줄기의 사건들과 만화적인 인물들을 조화시키는 것이었다.

“개연성을 고민했다. 신부님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 김해일 신부는 방법론에서 거칠기는 하지만 평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실제 신부님들이 ‘나도 열혈사제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는 사실에서 용기를 얻었다.”


김남길은 적폐에 살짝 몸을 담근 사람들도 포용한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성인에게 과거가 있고 죄인에게도 미래가 있다’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런 걸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라면서 “이중권(김민재)을 용서할 수 있을까? 그냥 죽여버리면 안되나? 이중권을 어떻게 용서하느냐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메시지다”고 말했다.

‘열혈사제’가 히어로물을 표방하면서도 디테일을 갖췄다고 하는 것이 이런 점 때문이다. 사회 권력층의 비리를 파헤치며 통쾌함을 주면서도 그 안에는 인간의 양가적 감정, 용서, 고뇌 등을 생각하게 했다. 보편타당한 콘텐츠가 돼 공감대를 높여주었다.

“‘구담구’라는 지명도 배트맨에 나오는 고담시를 연상한다. 감독은 김해일 신부가 배트맨의 망또 같은 사제복을 입고 멋있게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는 그 점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김남길이 연기했던 ‘선덕여왕’의 비담, ‘나쁜 남자’의 건욱은 퇴폐미를 지닌 진한 남성이었다. ‘열혈사제’의 김해일 신부와는 많이 다르다.

“내가 맡았던 모든 캐릭터에 제 모습이 조금씩 있다. 아니면 어색할 수밖에 없다. 내 모습을 극대화해 표현한다.‘나쁜 남자’때는 양조위를 롤모델로 삼았다. 하지만 ‘해적’ ‘명불허전’때처럼 편안한 모습을 보여주어도 괜찮은 것 같다.”

김남길은 이번 드라마에서 액션을 찍다 오른쪽 늑골과 왼쪽 손목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손목 부상은 회복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린다. 그래서 영화 ‘해적’ 시즌2를 포기해야 했다.

김남길은 이번 드라마에 이하늬를 적극 추천했다. 할리우드에 진출하려던 이하늬에게 한 작품 더 하고 가라고 했던 것. “드라마가 잘돼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잘 안됐다면 할리우드를 갈 후배 스케줄을 꼬이게 만들 뻔했다.”

김남길은 ‘열혈사제’ 시즌2에 대해 “박수칠 때 떠나는게 좋다. 시즌2를 기획하지 않고 했기 때문에 모든 걸 다 보여주었다. 시즌2를 하면 뭘 보여주지 하는 느낌이 있다. 만약 시즌2를 한다면 다른 확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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