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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인' 이승윤, “사람들이 왜 산에 안있고 여기 있냐고 한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개그맨 이승윤(42)이 요즘 잘 나가고 있다. 종편의 스테디셀러 MBN ‘나는 자연인이다’에 8년째 출연하고 있고,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매니저 강현석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승윤은 2012년 ‘나는 자연인이다’ 1~3회에는 혼자 자연인을 만나러 가다, 4회부터 윤택이 합류해 지금까지 번갈아 촬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346회가 방송됐는데, 재방송을 워낙 많이 하니까 항상 제가 나오는 것 같다. TV에서 계속 나오다 보니 사람들이 절 만나면 ‘산에 안있고 왜 여기에 있냐’고 한마디씩 하신다.”

초기에는 이승윤은 물론이고 방송사인 MBN 내에서도 성공 여부를 자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은 상승했고, ‘자연인’은 시청자에게 부각됐다. 사람들은 자연인의 삶에 귀를 기울이며, 소박한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받아들였다.

“몇번 하다 말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등장인물은 나와 자연인, 딱 2명이다. 자연을 무대로 하는 다큐물이라도 주변인물들이 나온다. 처음에는 왜 사람들이 보는지 이유를 몰랐다. 사람들이 자연의 삶을 동경하지만, 막상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한다. 이 프로그램이 그런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이제는 꿈만 꾸던 사람들이 행동으로 옮긴다. 자연인을 보고 자연인이 된 사람들이 꽤 있다.”

이승윤은 대개 자연인에 대한 첫 질문을 “이렇게 살면 외롭지 않나? 불편하지 않나?”로 시작했다. “나의 편견이었다. 어느 순간 내가 위로받고 있다. 관계의 역전이다. 자연인이 ‘승윤씨도 힘들면 쉬는 시간을 가져봐. 욕심을 줄이고’라고 한다. 2박3일간이지만, 도시를 벗어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연인에게 가르침도 받는다. 참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이승윤은 초기에 비해 변한 것도 있다고 했다. “두 사람만 나오니 밋밋했다. 처음에는 내가 뭔가 많이 하려고 했다. 그게 아니었다. 이 분들의 말씀을 들어야 하는 거였다.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자연인이다. 나는 최대한 그 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역할이다. 내가 돋보여서는 안되고, 자연인이 부각되어야 성공한다.”

그래서 이승윤은 다른 방송에 임할 때와는 다른 게 있다. 화장을 하지 않고 촬영한다.

“산에 가는 데 메이크업이 필요한가? 화장을 해도 세수 하고 계곡에 입수하면 소용이 없다. 머리가 떡진 적도 있고, 얼굴이 부은 적도 있다. 날 것 그대로가 좋다. 그래도 거부감이 없는 것 같다. 산에 가면 한끼당 3~4인분이나 먹게된다. 공기가 좋아 소화도 잘된다.”

초기에 비해 달라진 점은 또 있다. 이승윤에게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기도 하다.

“초창기만 해도 좋은 계곡이 많았다. 수량도 풍부했다. 이제는 물이 많이 말라가고 있다. 물이 부족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이승윤에게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를 물어보았다.

“초반에는 힘든 음식이 있었다. 상한 생선 대가리나 개구리 된장찌개, 짱돌찌개 등 평상시 잘 안먹는 음식이 나왔다. 요즘 자연인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잘 먹는다. 산에서 내려오는데 멧돼지가 따라오는 게 느껴진 적이 있다. 내가 뛰면 멧돼지가 놀랄 수 있어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계속 따라왔다. 등에는 땀이 흘렀다. 뱀이나 고라니도 많이 본다.”

이승윤은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그의 동기는 김지민, 박나래, 한민관 등이다. 그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개그콘서트’ 시절 헬스보이도 처음에는 웃자고 시작했지만 매주 달라진 모습을 보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생기자 악을 물고 장기 프로젝트가 된 케이스다. 매니저와도 대식가라는 점, 운동화 콜렉터라는 점 등 공통점이 많아 오래 갈 것 같다고 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보다는 꾸준하게 오래 보여줄 수 있는 편안한 방송인이 되고싶다. 그리고 거의 산만 다니는 데도 묵묵히 함께 하는 매니저 현석에게도 고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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