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속도내는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건설…“2021년까지 차질없이 완료”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권면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 사업단장이 발표하는 모습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2011년부터 개발이 착수됐으나 이후 연구개발(R&D) 미비, 사업 재검토 등의 이유로 두 차례나 사업기간이 미뤄졌던 한국형 중이온가속기(라온ㆍRAON) 구축 사업이 다시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권면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 사업단장은 23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1년 12월 고에너지 초전도가속구간에서 빔을 인출하는 것을 목표로 내년 중반까지 제품군 설치를 완료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3월 기준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공정률은 43.6%다.

우선 이달부터 총 길이 약 520m의 가속기터널 내에 초전도가속모듈을 정렬 배치하기 위한 정밀 측량작업과 함께 저에너지 초전도가속구간모듈(QWRㆍHWR) 설치 작업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사업단은 고에너지 초전도가속구간을 구성할 SSR 초전도가속관 및 초전도가속모듈 연구개발에도 집중한다. 권 단장은 “연내 시제품 성능을 검증하고 내년에는 양산과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건물 배치도 [출처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 사업단]

이에 따라 전민동 KT대덕2연구센터 내 기존 본부에서 근무하던 사업단 연구행정 인력이 오는 25일부터 중이온가속기 초전도고주파(SRF) 시험동과 초천도 조립동에서 상주 근무하게 된다. 카이스트(KAIST) 문지캠퍼스 내 SRF 시험동과 고려대 세종캠퍼스 내 중이온가속기 실험동에 상주하는 10여명의 연구 인력을 제외하면 130여명의 사업단 인원 전원이 신동지구 현장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다.

권 단장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대전 신동지구 체제가 제대로 가동돼 연구개발이 진행될 것”이라며 “사업단 인력이 여전히 부족하지만 조직 인력의 협업을 극대화해 주요 과업을 충실히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가속기 구축 사업에 필수적인 장치인 사이클로트론의 공급 계약이 최근 파기된 데 대해, 권 단장은 “사이클로트론을 공급할 차기 발주 업체를 공모해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서 “사업 중에 예상치 않은 문제가 생기면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사이클로트론은 희귀동위원소를 만들기 위해 거쳐야 하는 장치로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핵심 장비다.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건설은 기초과학 국책 사업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2011년 출범하면서 그해 12월부터 추진됐다. 중(重)이온, 즉 무거운 이온을 가속시키는 중이온가속기는 헬륨(He) 보다 무거운 원자를 이온으로 만든 뒤 가속시켜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동위원소를 얻는다. 펨토미터 수준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일종의 초거대 현미경인 셈이다.

권 단장은 “저에너지 가속구간을 거쳐 만들어지는 다양한 동위원소로 실험을 할 수 있다”며 “또 저에너지 가속구간을 거친 동위원소를 고에너지 가속구간을 통과시켜 더욱 희귀한 동위원소로 변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조4875억 원에 이르는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사업비 가운데 3571억 원은 부지 매입비로 지급됐으며 장치설치비 5028억 원 중 약 3000억 원도 투입됐다. 권 단장은 “6276억 원인 시설건설비의 약 40%가 현재까지 집행됐다”고 설명했다. 

권 단장은 “중이온가속기 사업단과 별개로 가속기 활용과 운용을 맡아줄 ‘중이온가속기 활용연구단’을 다시 추진한다”라며 “올해 8월까지 연구단장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의 가속기는 연구 목적에 따라 ‘대전류 저에너지 희귀동위원소 빔 생성(ISOL)’과 ‘소전류 고에너지 희귀동위원소 빔 생성(IF)’ 중 한가지 생성방식을 사용한다. 그런데 한국형 중이온가속기는 ISOL과 IF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하는 동시에 결합 방식까지 적용했다. 이런 형태의 중이온가속기를 구축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 뿐이다. 

dsu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