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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 노트르담 대성당은?…‘183년간 건축’ 나폴레옹 대관식 열려
-파리 인기 관광지 중 한 곳…佛고딕 건축 정수
-혁명ㆍ전쟁에도 건재했지만 화마에 크게 훼손

1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한 화재로 성당 내 첨탑이 무너지면서 불길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15일 오후(현지시간)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상징 중 하나다. 파리 구 도심인 시테섬 동쪽에 있는 가톨릭 성당으로, 파리대교구 주교좌 성당이다.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이며, 성당과 이름이 같은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하다. 현재 파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한 곳이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만 매년 1200만~1400만명에 이른다.

1163년 프랑스 국왕 루이 7세의 명령으로 건설을 시작한 노트르담은 짓는 데에만 무려 183년이 걸렸다. 루이 7세는 프랑스 경제ㆍ문화의 중심지로서 파리를 부각하고자 센강 시테섬에 원래 있던 성당을 허물고 그 자리에 크고 아름다운 대성당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노트르담의 서쪽 정면은 1200~1225년 사이에 완성됐고, 서쪽 정면의 탑 2개와 북쪽의 ‘장미 창’은 1250년에 마무리됐다. 나머지 부분에 대한 공사는 1250년부터 약 1세기 동안 진행됐다. 완공을 알리는 축성식은 1345년에야 거행됐다.

노트르담은 프랑스 고딕 건축 양식의 절정을 보여 준다는 평을 받는다. 형태상으로 노트르담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48m와 128m, 탑의 높이가 69m인 바실리카 건축물이다. 노트르담의 중앙 구조물 외벽에 덧댄 아치형 지지구조 즉, 플라잉 버트레스(flying buttressㆍ버팀도리)는 고딕 양식의 가장 큰 구조적 특징이다. 노트르담은 플라잉 버트레스가 구조적으로 의미있게 처음 사용된 건물로, 고딕 건축 역사의 중요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건축계에서 받고 있다. 이 같은 고딕 건축 기법 덕택에 당시 기술자들은 노트르담의 높은 천정과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해 전지전능한 신성을 건축물로 구현할 수 있었다.

명칭 노트르담은 ‘우리의 여인’ 즉, 가톨릭의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 역사적으로 노트르담은 혁명 이전까지 가톨릭 국가 프랑스의 정신적 지주이자, 정치의 중심이었다. 프랑스와 영국 왕실의 주요한 의식이 이곳에서 진행됐다.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5세, 메리 여왕 등 영국과 프랑스 왕가의 결혼식이 열렸고, 1804년에는 교황 비오 7세가 참석한 가운데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이 거행됐다. 

화재가 나기 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2016년 9월 당시 모습이다. [EPA]

노트르담은 ‘프랑스의 구국 영웅’ 잔 다르크와도 인연이 깊다. 1431년에는 영국 국왕 헨리 6세가 노트르담에서 프랑스 왕 즉위식을 거행했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는 백년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파리 시민들은 전쟁에서 다르크를 적으로 여겨 싸웠을 만큼 영국에 우호적이었지만, 즉위식은 시민들의 반발을 부르는 계기가 됐다. 1456년에는 역시 노트르담에서 다르크의 재심 재판이 열렸다. 해당 재판에서 역시 1431년 영국과 친영(親英) 프랑스 성직자들이 주도한 종교 재판으로 화형당한 다르크에 대한 이단 판결과 마념 혐의가 취소됐다. 프랑스의 수호성인 중 한 명인 다르크의 성상(聖像)도 노트르담 안에 있다.

유네스코는 노트르담과 주변 지역의 이러한 역사ㆍ문화적 가치를 인정해, 센강변을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8세기동안 숱한 전쟁과 혁명을 거치면서도 노트르담은 건재했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노트르담의 일부가 파괴되고 약탈당했지만 구조적인 손상은 없었다. 1871년 파리 코뮌 시기에도 노트르담은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파리 코뮌이 민중에 의해 자치가 실시된 사회주의 자치 정부였기 때문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이었던 1939년에는 독일이 노트르담의 창문을 폭격할 우려가 있어, 창문을 분리시켰다가 전쟁이 끝난 후 복원하기도 했다.

이렇게 유구한 역사 속에서 ‘건재’를 과시했던 노트르담은 이날의 화마로 결국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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