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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우즈를 이빨빠진 호랑이라 했는가”
14년만에 PGA 마스터스 제패
메이저 15승…개인통산 81승
16번홀서 1.5m 버디로 승부 쐐기
성추문·허리수술 아픔딛고 우뚝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를 제패한 후 우승자에게 주는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 우즈는 이날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하며 2005년 이후 14년 만에 다시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다. [AP]

일요일(최종라운드)에 붉은 티셔츠를 입은 타이거 우즈는 20년간 무적이었다. 하지만 스캔들과 부상, 나이 등 여러 장애물이 그의 발목을 번번히 잡아왔고 이제 전설로 사라져야할 때가 온 것 같았다.

하지만 우즈는 지난해 디 오픈(6위), PGA챔피언십 준우승 등 메이저대회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었고,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통산 80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그의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리고 마침내 우즈는 15일(한국시간) 끝난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극적인 역전우승을 차지하며 2008년 US오픈 이후 무려 11년만에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고, 마스터스로는 2005년 이후 14년만에 5번째 그린재킷을 입었다.

마스터스 역대 최고액인 우승상금 207만달러(약 23억 5000만원)는 보너스. 이로써 우즈는 마스터스 5회 우승 포함 메이저 15승에 통산 81승을 기록하며 다시 우승컵 수집을 시작했다. 이제 메이저 최다승(잭 니클로스 18승)과 PGA투어 최다승(샘 스니드 82승) 기록은 타이거 우즈의 가시권에 들어오게 됐다.

수많은 패트런들이 운집한 오거스타 내셔널CC는 마치 우즈의 우승을 기원하는 ‘집회’를 연상시켰다. 수많은 우승을 경험했던 우즈지만 이번 우승은 각별했다. 우즈는 “2005년에는 아버지가 내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오늘은 두 아이가 경기를 지켜보았다”고 말했다. 우즈는 1997년 마스터스에서 2위와 12타 차이로 우승한 이후 2005년까지 3번 더 우승하는 동안 부친 얼 우즈(2006년 사망)가 늘 그림자처럼 곁을 지켰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이날은 모친(쿨티다 우즈)은 물론 아들, 딸과 애인 등 온 가족이 우즈와 비슷한 옷으로 맞춰입고 그의 경기를 지켜봤다.

우즈의 이번 우승은 후반 막판에야 승부의 저울추가 기울었다.

같은 챔피언조의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에 2타차 2위로 출발한 우즈는 10번 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이 대회에서 자주 버디를 잡았던 13번 홀에서는 행운도 따랐다. 갑자기 비가 내리는 가운데 친 티샷이 왼쪽으로 감겼지만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로 튕겨 들어왔다. 우즈는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려 버디를 추가했다.

승기를 잡은 우즈는 15번 홀에서 두 번만에 공을 그린에 올려 버디를 잡으면서 선두로 올라섰고, 파3 16번 홀에서 홀인원에 가까운 티샷으로 버디를 잡아내면서 우승을 굳혀갔다. 마지막 홀에서 3번 우드로 티샷을 하면서 페어웨이로 보냈다.

두 번째 샷은 나무에 맞고 그린에 오르지 못했지만 세 번만에 공을 그린에 올린 뒤에 보기로 마무리 하고는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려 환호했다. 14번홀까지 선두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유럽의 강자 몰리나리는 아멘코너 12번홀에서 물에 공을 빠뜨린데 이어 15번홀 해저드도 피하지 못해 2오버파 74타로 무너지며 토니 피나우(미국)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잰더 셔플리(미국)가 버디 7개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서 역시 4타를 줄인 더스틴 존슨(미국), 2타를 줄인 브룩스 켑카(미국)와 공동 2위(12언더파 276타)로 마쳤다.

유일한 한국선수로 출전한 김시우(24)는 버디 5개에 보기 2개를 더해 3언더파 69타를 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조던 스피스(미국) 등과 공동 21위(5언더파 283타)로 마쳤다.

한편 이날 파3 16번 홀에서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홀인원을 한 데 이어 저스틴 토마스(미국)도 홀인원을 하면서 패트론(갤러리)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제 부상을 이겨낸 우즈가 새로운 기록을 위해 이겨내야할 것은 세월이다.

43세의 나이로 마스터스를 제패한 우즈지만 또 다시 쟁쟁한 20~30대 선수들을 이겨내고 메이저타이틀을 따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것이다. 역대 최고령 메이저 우승은 줄리어스 보로스가 68년 PGA챔피언십에서 세운 48세, 그 뒤를 잭 니클로스(마스터스 46세), 톰 모리스(디 오픈 46세)가 잇고 있으며 우즈의 이번 우승이 역대 4번째다. 그만큼 40대 중반의 선수가 메이저 우승을 보탠다는 것은 어렵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우즈는 항상 일반인의 예상을 깨왔던 인물이다. 홍안의 22세의 나이에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2위를 1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할거라고 예상한 사람도 없었다. 붉은 셔츠를 입고 포효하는 40대 우즈를 볼 기회는 아직 많이 남아있을 것 같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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