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40년 우주산업 시장 1250조원 예상
-국내, 민간의 투자 확대와 창업 활성화 시급
스페이스X가 초대형 로켓인 ‘팔콘 헤비’ 로켓을 발사하는데 성공했으며, 추진체 3개를 모두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출처 스페이스X] |
[헤럴드경제=구본혁ㆍ이정아 기자] 우주를 무대로 전세계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 군사 목적으로 우주 기술 개발을 정부가 주도했던 것과는 달리, 민간기업들이 블루오션인 우주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우주산업 시장이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368조원(2017년 기준) 규모인 우주산업 시장은 오는 2040년에는 1250조원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주 개발은 기술장벽이 높고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시장만 선점하면 쉽사리 따라잡기 어렵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국형발사체 개발과 달 탐사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우주선진국들과 경쟁하려면 탄탄한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우주 개발에 민간기업의 비중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안전문제와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우주왕복선 운행을 중단한 지난 2011년 이후부터다.
NASA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1972년 아폴로 계획 종료 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달 탐사도 민간기업들과 협력해 재개한다.
일본 정부도 민간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일본 자동차업체 도요타와 함께 2030년 달 착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도요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달 표면 탐사 로버가 개발될 예정이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우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약 128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최근 이스라엘의 달 탐사선을 만든 것도 민간기업이었다.
글로벌 ‘큰손’들은 우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제프 베조프 아마존 CEO가 만든 블루오리진이 대표적이다. 블루오리진은 최근 3200개 이상의 인터넷 위성을 발사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이퍼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주 인터넷’ 플랫폼 선점은 곧 신사업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한국 달 탐사궤도선 및 착륙선 상상도 [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영국 민간업체 원웹에 1조원을 투자했다. 원웹은 2022년까지 지구 저궤도에 소형 위성 1200대 띄워 지구 전체에 저렴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제공할 계획이다.
국내 우주산업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보다는 주로 중소 벤처기업들의 참여로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의 2018 우주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약 60%가 매출액 10억원 미만의 기업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 LG, SK, 현대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투자대비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우주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태다.
기업 입장에서는 발사체나 위성 기술을 이전받더라도 많은 예산이 들고 발사체나 위성 수요도 한정돼 있어 우주산업에 뛰어드는 것 자체가 큰 모험이라는 것이다.
연구부터 개발까지 정부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우주산업의 생태계 확산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형발사체의 전신인 나로호 발사의 개발과 발사 운영 총괄은 민간기업이 일부 참가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총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담당했다.
우주 선진국과 달리 정부의 산업체 육성지원과 시설 투자가 지속적이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우주청 등 컨트롤타워 부재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주산업의 큰 그림을 그리고 판로를 확보하고 민간 산업체는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