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7년만에 최신형으로 교체
200만 화소-레이저·빔 센서 장착
설치대수·방송설비·교량폴대 2배
관제인력 3배 높여 모니터링 강화
‘자살대교’란 오명을 쓴 마포대교와 서강대교에 투신 방지 목적의 폐쇄회로(CC)TV가 7년만에 최신형으로 바뀌고, 관제인력이 기존 3명에서 9명으로 늘어나는 등 한강다리 자살방지 시스템이 크게 개선된다.
기존 한강다리 CCTV와 적외선 감지기, 경보기 등은 오작동이 잦아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운영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지난 2017년 서울시 감사에서 드러난 바 있다.
서울 소방재난본부는 2012년에 최초 시범사업으로 설치한 마포ㆍ서강대교 CCTV 영상감시출동 시스템을 최신형으로 교체하고 관제 기술인력을 보강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모두 14억7500만원을 투입해 마포ㆍ서강대교 2곳에 최신형 CCTV 96대(각 48대), 레이저감지센서와 기둥형 빔센서 등 최신장비를 설치한다.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현재 두 교량에는 마포 20대, 서강 20대 등 40만화소 CCTV 40대와 적외선 감지센서가 설치돼 있다.
이런 CCTV는 일반 건물 내외부에 설치했을 때는 작동에 문제가 없으나 바람, 안개, 폭우, 흔들림이 있는 교량에선 오작동이 잦았다. 적외선 감지센서는 새가 날라가거나, 낙엽 등 이물질이 날라가거나, 사람이 난간에서 몸을 기울이기만 해도 경보음을 냈다. 시내 3곳 수난구조대에 각 1명씩 배치된 요원이 이를 모니터링하기에 역부족이란 지적이 있었다.
새로 도입하는 시스템은 200만 화소급 CCTV이며, 투신자 위치를 30m 이내오차로 탐지한다. 최신 감지센서로 흔들림에도 오작동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부는 자살 시도자의 약 80%가 다리 중간 600m(서강 400m) 구간에서 발생하므로 이 구간에 감지센서를 집중 설치한다. 흔들림이 심한 구간에는 레이저 센서를, 흔들림이 적은 육지와 가까운 곳에는 빔센서를 단다.
본부는 또 영상관제 저장서버를 150테라바이트로 기존 보다 4배 가량 높이고, 경고방송을 내는 방송설비는 32대(각 16대)로 2배 확충한다. 경고방송 외에 경고등도 추가한다.
또 CCTV와 센서를 다는 교량 폴대는 32대(각 16대)로 2배 늘리고, 폴대간 거리를 130m로 기존(300m) 보다 배 이상 줄여 촘촘히 할 계획이다.
또 수난구조대에 관제기술인력을 6명 추가 보강해 9명으로 늘려, 수난구조대 1곳 당 3명씩 배치해 모니터링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는 이 달 안에 시스템 구축 사업자 모집을 위한 공고를 내고, 사업자 선정, 예산감사, 계약 심사 등 행정절차를 밟는다. 이르면 오는 6월 중에 설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감지시스템에서 경보음이 울리면 확인 뒤 4분 이내 출동해야 인명을 구조할 수 있다”며 “시스템을 확충하고 인력을 보강하면 구조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한강다리 투신 시도는 모두 2392명이며, 이 중 96.5%인 2309명이 구조됐다. 사망은 83명(3.5%)이다.
마포대교 자살시도는 915명, 사망은 25명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한다. 마포대교에선 다리 난간을 높이고 ‘생명의 다리’ 사업도 벌였지만, 한해 평균 5명씩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것이다.
한강다리 CCTV는 2012년 마포ㆍ서강에 처음 시범 설치한 뒤로 2015년 한강ㆍ한남, 2016년 반포ㆍ동작, 2017년 광진ㆍ천호ㆍ잠실ㆍ영동 등의 순서로 8개교에 모두 517개가 설치됐다. 설치 뒤 구조율이 50%대에서 5년 평균 96.5%로 올랐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