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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아 기자의 바람난과학] 5G 스마트폰 전자파, 정말 안전할까?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5G 스마트폰 정말 안전할까요?’ ‘전자파 때문에 살까 말까 고민이 됩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5일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를 지원하는 갤럭시 S10 5G를 출시한 가운데 맘카페를 중심으로 전자파로 인한 인체 유해성 여부를 묻는 글이 다수 게재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G 기지국이 생긴 뒤로 벌들이 더 자주 죽는 것 같아요’라는 주장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전자파가 벌들의 군집 활동을 방해한다는 연구결과도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세계무역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는 전자파를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2B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어린이에게 미치는 전자파가 더 위험하다고 알려지면서 부모들의 걱정은 더 커졌다. 각종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아이들이 전자파 노출에 더 잦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는 5G 서비스가 3.5㎓와 28㎓ 주파수 대역의 전파를 사용하는데서 기인한다. 각각 ‘고주파’와 ‘초고주파’의 영역으로, 기존 이동통신용 전파 대역(0.8~2.6㎓)보다 훨씬 높다. 이렇게 높은 주파수의 전파가 대규모 통신 서비스용으로 쓰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G 전자파에 대한 경고는 2017년 35개국의 과학자와 의사 180명이 유럽연합(EU)에 청원을 내면서부터 시작됐다. 청원서에는 ‘5G 전파는 파장이 짧아 특성상 단거리에 유리한 기술이기 때문에 10~12채 건물마다 5G 안테나를 설치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무선 전파의 노출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심각한 우려가 담겼다.

그러나 정부와 통신업계는 5G 주파수가 고주파이긴 하지만 주파수의 높낮이 자체가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5G 전자파가 LTE 전자파 보다 해롭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례로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 S10 5G의 ‘전자파 흡수율(SAR)’은 0.717로 매우 안전한 1등급이다. LG전자가 이달 19일 선보이는 첫 5G 스마트폰 LG V50 씽큐 5G는 0.805로 2등급이다.

LTE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 S10과 S10 플러스, LG전자의 LG G8 씽큐의 경우 SAR는 0.5~0.6 수준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5G 스마트폰의 전자파 인체 노출량이 LTE 스마트폰보다 조금 높지만, 사실상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오학태 국립전파연구원 전파환경안전과장은 “우리나라의 SAR 기준(1.6W/㎏)은 일본 등이 사용하는 국제권고기준(2W/㎏)보다 엄격한 수준”이라며 “5G 전자파의 유해성에 대한 자체 실험도 해봤지만 5G가 특별히 유해하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립전파연구원은 올해 말부터 서비스되는 28㎓ 대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고려한 안전기준을 새로 마련해 3월에 고시했다. 28㎓ 대역의 전자파는 기존 LTE와 5G의 3.5㎓ 대역처럼 몸에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피부 표면에서 흡수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필요한 곳에만 전파를 집중하는 빔포밍 기술에 따른 전자파 국부 노출을 고려해 ‘전력밀도’가 새로운 안전기준이 됐다. 향후 28㎓ 대역에서 서비스되는 5G 스마트폰은 전력밀도 안전기준을 통과해야 시중에 판매가 가능하다.

다만 정부와 통신업계가 “5G 대역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안전하다”가 아닌 “유해하지 않다”고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5G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가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이다. 또 벌과 같이 인간이 아닌 생명체에 미치는 전자파에 대한 과학적 연구도 매우 미비하다.

이로 인해 전자파에 관한 우려는 항상 존재해 왔다. 휴대전화의 전자파 유해는 사실이 아니라지만 딱히 명확한 근거도 없는 것이다. 국립전파연구원 측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미약해 인체에 영향이 없다”며 “하지만 장시간 노출에 대한 인체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이렇다 할 과학적 답을 알 수 없어 예방적 차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되도록 휴대전화를 직접 귀에 대고 통화하기보다는 이어폰을 사용해 통화하는 것이 권장된다. 휴대폰 화면에 표시되는 수신 강도가 낮게 표시되는 지역은 기지국과의 통신을 위해 상대적으로 휴대폰 전자파의 세기가 커지므로 장시간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휴대폰 전자파에 민감해 노출량을 줄이고 싶다면 음성통화보다는 문자메시지나 SNS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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