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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경제난 속 증시 유동성 랠리, 배후는?
‘알고리즘’ 운용 글로벌 ETF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 주도
펀더멘털 우려·논란 여전
짧은 파티는 즐기되 대비를



지난 8일 기준 외국인의 연간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5조7796억원)이 지난해 연간 순매도액(5조7226억원)을 넘어섰다. 불황(Recession)의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역전(inversion) 현상과 저성장에 따른 저물가(deplation) 공포가 등장한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다.

외국인 매수와 함께 눈길을 끄는 부분이 프로그램 비차익매매다. 올 들어 4월 8일까지 단 9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순매수다. 현·선물간 가격차(spread)를 이용한 차익거래(arbitrage)와 비차익매매는 특정 종목군을 ‘바구니(basket)’에 담는다. 주로 시장 간판 주식이다.

최근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한 수동형(passive) 자금이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자금은 컴퓨터에 입력된 알고리즘(algorism)에 기반한다. 일정 조건이 되면 자동으로 매매를 실행한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블랙록의 최근 주가흐름을 보면 S&P500 보다 오히려 코스피200과 더 닮았다. 자산운용사 주가는 보통 운용자산 규모와 비례한다. 글로벌 ETF 등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피에도 영향을 줬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비차익의 영향력이 커진 지는 꽤 오래다. 특히 2017년 이후 가파른 순매수다. 지난해 10월과 같은 주요한 조정·하락 국면에서 비차익 순매도가 등장한 점은 유의할 만 하다. 비차익 순매도규모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와 함께 나타나며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금리역전 논란은 여전하다. 과거 주요 금융위기에 약 18개월 앞서 나타난 현상이다. 공교롭게도 금융위기 발발 직전 18개월 이내에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경제가 쉽지 않아서 각국은 다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상당수 전문가가 현재 금리수준이 너무 낮아 금리 정상화 이전에 새로운 위기 발생했을 때의 정책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이미 저점대비 20% 이상 오르며 상승장(bull market)으로 복귀했고, 유럽과 일본 증시도 약세장(bear market) 탈출을 앞두고 있다. 코스피의 전환점은 2440선이다. 앞으로 18개월 내에 새로운 위기가 오든, 오지 않든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랠리는 계속될 듯 보인다.

통상 분기말 다음 달인 4, 7, 10월은 실적발표가 이뤄진다.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실적 재료가 소진되면 다시 거시, 즉 유동성 환경의 영향력이 커진다. 1분기 실적은 실망스런 곳들이 많을 전망이다. 주식에 투자한다면 일단은 ETF나 프로그램 비차익의 투자대상이 되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만 과거 알고리즘들이 ‘발작’했던 금리와 환율 변수에 유념하자.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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