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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이슬람 정부군-非이슬람 군벌 내전 격화
카다피 몰락후 무장 세력 난립
東 군벌 하프타르, 서부장악 시도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이 지휘하는 리비아국가군(LNA) 대원들이 4일(현지시간) 리비아 벵가지에서 트리폴리로 진격하는 병력을 보강하기 위해 벵가지로 향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지난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리비아에서 8년 만에 다시 내전이 격화되고 있다.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가 주축인 리비아 통합정부와 비(非)이슬람계 군벌과의 대립이 주(主) 전선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의 군벌 실세 칼리파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은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선언하고 트리폴리 국제공항을 장악했다. 이에 맞선 리비아 통합정부와 LNA간 군사 충돌로 7일까지 나흘 간 양측에서 30여명이 숨졌다.

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LNA는 이날 트리폴리 외곽에서 처음으로 공습을 진행했다. 이에 맞서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도 ‘분노의 화산’이란 이름의 반격작전을 시작했다.

알-사라즈 총리는 TV 연설에서 “유혈사태를 피하고 분열을 막기 위해 하프타르 측에 양보했지만 뒤통수를 맞았다”며 “LNA가 합의를 무시하고 군사행동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당초 양측은 2월 말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가진 회담에서 총선 개최 필요성에 합의하고, 오는 14~16일 총선 일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리비아 국가회의를 열기로 했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은 리비아에서 안전 문제를 우려해 이날 자국 병력을 철수했다.

리비아 통합정부는 나흘 간 LNA의 공격으로 최소 21명이 숨지고 약 27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LNA는 병력 1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카다피 정권이 몰락한 리비아에서는 그간 각종 무장세력이 난립해 사실상 내전상태가 이어져왔다. 유엔 지원으로 구성된 리비아 통합정부가 트리폴리를 비롯한 서부를 통치하고 있고, 하프타르 사령관이 동쪽을 점령해 국가가 사실상 양분된 상태다. 이번 사태는 하프타르 사령관이 리비아 동부에 이어 서부까지 차지하면서 명실상부한 국가지도자로 등극하겠다는 욕심에서 비롯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하프타르는 비(非)이슬람계 퇴역장성 출신으로, 그가 장악한 동부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의 테러가 많이 줄고 생활여건이 개선되면서 지지도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리비아 통합정부는 이슬람원리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 인사들이 주축이다.

CNN은 “하프타르는 카다피 축출 후 국가적인 혼란을 틈타 부상한 강자 중 한명”이라며 “하프타르가 수도 장악에 나서면서 리비아에서의 수년 간의 혼란스러운 전투가 극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등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이 5일 LNA에 ‘일체의 군사활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사무총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충돌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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