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나노 규모의 초미세 공간에서 작동하는 동력기관의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 한국연구재단은 이화여대 김준수<사진> 교수 연구팀이 DNA 기반의 브라운 모터를 개발, 나노입자의 움직임을 제어해냈다고 7일 밝혔다.
브라운 모터란 비평형 상태의 미세입자를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동력장치를 말한다.
현재 나노디바이스 및 나노머신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나노스케일의 초미세 공간에서 분자들을 원하는 곳에 선택적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불가능해 난항을 겪고 있다. 나노 크기의 분자들은 용액 속에서 다른 용매들과 충돌하면서 방향성 없이 움직이는 ‘브라운 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브라운 운동을 제어해 나노입자를 특정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브라운 모터를 개발했다. 나노입자가 DNA를 따라 한쪽 방향으로 이동하도록 DNA를 설계하고, 이론 및 계산화학 연구로 증명했다.
DNA-나노입자의 결합에너지가 비대칭적이도록 설계.[제공=한국연구재단] |
음전하의 DNA와 양전하의 나노입자는 정전기적 인력으로 결합한다. 이 때 DNA 구조가 유연할수록 나노입자와의 결합에너지가 낮고 결합하기 쉽다. 따라서 나노입자는 DNA의 유연한 부분을 향해 이동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이용해 DNA의 유연성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구조가 반복되도록 합성했다. 그리고 주변 이온의 농도를 급격히 증가, 감소시키기를 반복했다. DNA와 나노입자의 결합에너지가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나노입자가 한쪽으로 이동하는 것이 증명됐다.
DNA-나노입자의 결합에너지 및 이온농도 변화를 통해 비평형상태 유도.[제공=한국연구재단] |
김준수 교수는 “이 연구는 초미세 공간에서 DNA에 결합한 나노입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는 나노스케일 브라운 모터의 설계 및 개발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라며 “선택적으로 분자의 위치를 제어할 수 있는 나노디바이스 및 나노응용기술의 개발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4월 6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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