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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ㆍ3보선 이후 정국] ‘1:1’ 성적표 낸 황교안 ‘선전’…한계도 보였다
-‘진보 1번지’ 창원성산서 선전…초박빙 득표율 보여
-통영ㆍ고성 압승으로 “내년 총선 발판 마련” 평가도
-선거 막판 논란과 역전패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이번 4ㆍ3 보궐 선거 성적표는 1승1패다. 그러나 성적표 속에 담긴 성과와 숙제는 조금 더 복잡하다. 당 안팎에서는 “(창원선상에서는)패배했지만, 높은 득표율은 고무적”이라며 “사실상 황 대표의 승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선거 막판 문제가 됐던 ‘축구 경기장 유세’ 등의 논란은 정치 신인인 황 대표에게 숙제로 남았다.

황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비록 두 지역에서 모두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당과 나라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선거소감을 피력했다. 황 대표는 “국민들께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문재인 정권을 준엄하게 심판했고, 한국당에게는 무거운 숙제를 주셨다”며 “5곳에서 벌어진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단 한 사람의 당선자도 내지 못한 것은 현 정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보의 성지‘라는 곳에서 유례없는 단일화까지 했음에도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 것은 이 정권의 오만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국민들의 뜻”이라고 했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창원 성산에서 강기윤 한국당 후보는 개표 초반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최종 득표율 45.21%로 여영국 정의당 후보(45.75%)에게 패배했다. 승부를 가른 표차는 단 504표였다.

애초 창원성산은 고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로 PK(부산ㆍ울산ㆍ경남) 안에서도 ‘진보정치 1번지’로 통하는 지역이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도 범진보 진영 후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던 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후보 단일화에 나서면서 한국당 내부에서도 “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비관론이 나왔었다. 당장 지난 20대 총선만 하더라도 단일화에 성공했던 노 후보가 강 후보를 1만3561표 차이로 크게 이겼었다.

그러나 투표함이 열리자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이 의외의 선전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만 하더라도 한국당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진보의 본산에서 거의 대등한 득표율을 보인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창원성산은 창원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진보 색채가 뚜렷한 곳인데, 지역 분위기가 한국당에 어느 때보다도 긍정적이어서 놀랐었다”며 “단일화 악재 속에서도 비슷한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보면 내년 총선에서 역전도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4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PK지역의 한국당 지지율은 38.8%로 민주당(38.2%) 지지율을 넘어섰다. 급격히 나빠진 지역 경제 탓에 야권의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조차 “후보 단일화와 예산 지원보다도 정권 심판론이 더 영향력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선거 기간 내내 창원에 머무르며 선거전을 진두지휘한 황 대표 입장에서는 통영고성의 압도적 승리와 창원성산에서의 선전이 어느 때보다 값지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치러진 첫 시험대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으며 정치력을 증명한데다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발판도 강화하게 됐다.

그러나 황 대표에게 남은 숙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 막판 논란이 된 ‘축구장 유세 논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노 전 의원 폄하 발언이 선거 막판 표심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내부 비판이 강한데다 2030과 노동자 계층이 집중된 지역에서 큰 차이로 패배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한국당 관계자는 “정부 심판론을 카드로 꺼냈으면서도 청와대의 인사실패 논란과 김의겸 전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논란을 막판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다음 총선에서 같은 실수가 반복돼선 안된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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