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발틱’을 ‘발칸’으로…외교부, 또 황당한 외교 결례
-주한라트비아대사관 항의받고
-공식 해명 없이 뒤늦게 수정해
-3월 아세안 순방때도 결례 논란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외교부<사진>가 지난달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자료에 ‘발틱’ 3국인 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ㆍ에스토니아를 ‘발칸’ 국가로 잘못 기재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하지만 외교부는 슬그머니 수정한 뒤 현재까지 이렇다 할 공식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아세안 3국 순방 당시 말레이시아를 방문했을 때 인도네시아어로 인사하는 등 외교 결례 논란을 빚었다. 통상 대통령의 해외 연설문은 외교부와 청와대 참모들이 기본 틀을 마련한 뒤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실이 종합, 초안을 만든다.

2일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외교부는 지난달 19일 보도자료에 발틱 3국의 발틱을 발칸으로 잘못 쓰고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 주한라트비아대사관이 곧바로 이를 지적하며 항의를 한 뒤에야 해당 부분을 정정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10~16일 아세안 3국 순방 중 외교 담당자의 불찰로 엉뚱한 현지 인사말을 쓰는 등 외교 결례 논란이 불거지며 귀국한 지 사흘 만에 유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보도자료가 공개됐을 당시 페테리스 바이바스 주한 라트비아 대사는 문제가 된 외교부 보도자료를 본 뒤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화가 많이 났다고 서울의 유럽 소식통이 전했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한국 내 외교관과 외국 기자들은 아침마다 외교부의 영문 보도자료를 챙겨 본다”면서 “해당 자료가 한국의 국정 현안과 정책 방향을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인 공식 채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말로 한 글자 차이지만, 발틱(Baltic)과 발칸(Balkan)의 차이는 크다. 발틱 국가들과 발칸 국가들, 모두 과거 공산권 국가들이었는 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다. 발틱은 북유럽 발트해 일대를 의미한다. 발틱 국가는 20세기 초 옛 소련에 강제 병합됐다가 소련이 붕괴되기 전인 1990년 독립을 선언했다. 소련 붕괴 후 독립한 카자흐스탄 등 다른 독립국가연합 국가들과 독립 시점에 차이가 있다. 지정학적으로도 북유럽에 속한다. 반면 발칸 국가는 유럽 동남쪽 발칸반도 일대 국가들로, 그리스, 불가리아, 알바니아를 제외한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등은 옛 유고슬라비아연방에 속해 있던 나라들이다. 지정학적으로는 남유럽 또는 동유럽, 일부 학자에 따라 따로 발칸유럽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외교부를 포함한 현 정부의 외교ㆍ의전 실수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문 대통령의 아세아 3국 순방 당시 캄보디아 방문 때 청와대는 공식 페이스북에 소개 글을 올리면서 캄보디아 유적이 아닌 대만 건물 사진을 올렸다. 브루나이 방문 때에는 문 대통령이 국빈 만찬 때 ‘건배 제의’를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브루나이는 이슬람 국가로, 법령 상 음주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당시 문 대통령의 아세안 3국 순방 도중 불거진 외교 결례 논란과 관련, 지난달 22일 간부회의에서 “외교부 최수장으로서 부끄러움과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이런 일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