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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재개발 조합원’ 김의겸, 흑석9구역 “비례율 118%” 알고 있었나
-현장 가보니…해당 재개발조합 “비례율 118%, 사업수익 좋다 판단”
-조합원 중 “토지에 점포ㆍ주택 갖춰야하는 ‘상가분양’ 자격 160여명 뿐”
-부동산 업계 “김 대변인, 상투잡고 들어가 큰 수익 못낼 것”
-시민들은 싸늘한 시선 …“신분상 안해야 할 짓 했다…명백한 투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소유 건물(오른편 ‘포차’간판 2층상가) 주변. 부동산 전문가들은 “막다른 길로 그리 좋지 않은 상권인데, 일반적으로 재개발이 아니라면 거액을 들여 매입할 가능성이 적은 입지”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윤현종 기자/factism]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해 7월 거액 대출을 받아 매입한 25억원짜리 2층 건물이 포함된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은 재개발지 사업성을 따지는 ‘비례율’이 115% 이상으로 해당 재개발조합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지역 재개발 사업의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흑석 9구역 내 상가와 주택을 소유한 김 대변인은 상가 분양 신청 자격 또한 갖고 있다. 이는 흑석 9구역 조합원 5명 가운데 1명 정도에게만 돌아갈 수 있는 자격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성 좋은 곳 재개발 조합원”=흑석9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29일 “현재 이 지역 재개발사업의 비례율은 118%”라고 했다. 그는 “보통 비례율 100%면 사업이 가능한 수준이며 110%를 넘기면 사업 수익성이 좋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비례율은 주택 재개발 사업성을 가늠하는 통상적인 기준이다. 사업 완료 시 아파트ㆍ상가 등에 매긴 자산평가액에서 사업비를 뺀 금액을 사업 이전 자산평가액으로 나눈 수치다. 일종의 개발 이익률인 셈이다. 쉽게 말해 100%면 사업은 가능하지만 이익은 안남고, 110%가 넘으면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이득은 110에서 100을 뺀 ‘10%’가 된다. 이 경우 김 대변인이 투자한 흑석 9구역은 모든 조합원에게 사업 후 18%가량의 자산가치 상승 효과를 안겨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관계자는 “그 분(김 대변인)이 재개발 사업 종료 시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는 개인 물건의 평가금액(감정평가액)에 달려있기에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조합에 따르면 흑석 9구역 투자자들이 소유한 주택ㆍ토지ㆍ상가 등의 평가금액은 300만원부터 50억원까지 다양하다. 김 대변인의 경우 25억원에 해당 건물을 샀지만 실제 감정평가액은 25억원보다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 

김의겸 대변인이 작년 7월 사들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 95번지 상가형 주택. [사진=윤현종 기자factism@]

▶‘다 갖춰야 하는’ 상가 분양 자격, 조합원 20%수준=확실한 것은 김 대변인이 28일 청와대에서 밝힌대로 주택 1채와 상가 하나를 받을 자격이 된다는 점, 그리고 ‘상가’는 아무나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3월 현재 흑석 9구역에 계획된 상가 점포 수는 약 53개다.

조합 관계자는 “50여개 점포를 분양받을 자격이 되는 조합원은 160여명”이라고 했다. 흑석 9구역 조합원 수가 750여명(작년 5월 기준)인 점을 감안할 때 약 20%만 상가 분양 자격(권리)을 가진 셈이다. 김 대변인은 여기에 해당한다. 관계자는 “해당 구역에 토지ㆍ건물을 소유해야 하고, 상가ㆍ주택을 같이 갖고 있어야 (사업 종료 시) 아파트와 가게를 모두 분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대변인의 흑석동 95번지 건물은 2층짜리 상가형 주택이다. 해당 토지 소유권도 그의 몫이다. 모든 권리를 취득하고 있다. 3.3㎡ 당 평균 3000만원인 일반 분양가의 72%수준으로 할인된 조합원 분양가까지 적용받는 혜택은 덤이다.

조합은 애초 김 대변인이 ‘합계 3채’를 받을 자격이 된다는 사실도 재확인했다.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분양 받는) 아파트와 상가에 더해 전용 60㎡(24평) 아파트 하나를 더 받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앞서 김 대변인은 “선택할 수 있다. 작은 아파트 2채 말고 큰 아파트 1채를 원했다”고 한 바 있다.

▶상투잡은 투자 vs 명백한 투기=이처럼 이른바 재개발 사업의 ‘우량 조합원’ 자격을 갖춘 김 대변인을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부동산업계에선 그의 구입 시점(2018년 7월)을 이유로 ‘큰 재미는 못볼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ㆍ감정평가ㆍ경매 등에서 업력 15년을 넘긴 관계자들은 “(흑석동 95번지 주변은) 2∼3년 전 평당 거래가 1900만∼2400만원에서 작년들어 3400만∼390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했다. 김 대변인이 너무 늦게 들어가 많은 수익을 얻진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김 대변인의 경우) 흑석 9구역에선 ‘상투’ 잡은 것”으로 평했다. 값이 거의 최고점일 때 매입했단 뜻이다.

하지만 일반인 시선은 싸늘하다. 전남 출신으로 가족과 전세살이 중인 직장인 김모(38) 씨는 “뭐라 말해도 투기가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 위치(청와대 대변인)에 있는 사람이라면 안해야 하는 짓이다. 적당한 수준의 아파트를 사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경북에서 올라와 15년 넘게 세입자로 살고 있는 직장인 김모 씨도 “조만간 착공하는 재개발지 건물을 시공사 선정 직후 매입했다. 노리고 산 것 아닌가”라며 “명백한 투기”라고 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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