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부동의 사망원인 1위로 아직까지 위협적인 대상이다. 하지만 최근 암에 대한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넘어오면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크게 줄고 있다. 특히 금연, 금주, 체중 관리 등 건강한 생활 습관과 함께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하면 암을 절반 이상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3월 21일은 암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제정한 ‘암 예방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활동 실천으로 예방이 가능하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의 암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하다’는 것에 착안해 ‘3-2-1’을 상징하는 3월 21일을 기념일로 정했다.
국제암연맹(UICC)에 따르면 매년 1200만명이 암 진단을 받고 760만명이 사망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0년간(2005~2015년) 암 사망자를 8400만명으로 추정했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 해 7만8000여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평균 기대수명까지 산다고 가정할 경우 남자는 5명 중 2명, 여자는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갈수록 암에 대한 치료 결과는 좋아지고 있다. 박지수 연세암병원 암예방센터 교수는 “전에는 암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2015년 이후 데이터를 보면 절반까지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나오고 있다”며 “암은 초기에 발견만 하면 예후가 좋은 유방암, 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거의 완치가 된다고 보면 된다. 반면 전이된 경우 30% 이하로 떨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암을 조기에 발견해야 하는 이유는 생존율을 높이는 이유뿐만 아니라 사회적ㆍ경제적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암에 걸리게 되면 현실적으로 경제 활동이 힘들어진다. 암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를 돌보기 위해 가족 중 누군가도 다른 일을 하기 어렵다. 박 교수는 “가족 중 암 환자가 생기게 되면 노동력 상실, 치료 비용 등으로 가정에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며 “통계에 따르면 암 환자의 63%는 5년 후 직장에 복귀를 못 하거나 수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런 여러 이유로 암은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전문가들은 암은 생활 습관만으로도 50% 정도는 예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나머지 절반은 가족력과 같은 요인이기에 조기 발견을 통한 이른 치료가 중요하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금연이다. 다음으로는 금주, 체중 관리 등이다. 박 교수는 “암 예방 수칙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금연”이라며 “흡연은 폐암은 물론 모든 암의 원인이 되기에 이유 여하를 떠나 무조건 끊어야 한다. 과체중과 음주도 암을 유발하는 요인이기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인에게는 BㆍC형 간염으로 인한 간암, 인유두종바이러스로 인한 자궁경부암,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한 위암 등 감염성 암이 많다.
최문영 고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금은 암의 치료와 예방 모두 가능한 시대”라며 “균형 잡힌 식사와 금연, 금주,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 속에서 건강한 습관을 실천하고 정기적인 종합검진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