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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포항지열발전 사업에 국민연금도 투자…‘벤처 캐피탈’도 안 할 일에
-국민연금, 주관사인 넥스지오에 19억8200만원 투자
-산업은행은 지열 자원 데이터 부족 등으로 투자 안해 

[사진=헤럴드DB]

[헤럴드경제=박병국ㆍ김성우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포항지열발전소 주관사 넥스지오에 투자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십명의 부상자와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포항지진이 인재로 드러난 만큼, 국민연금도 세밀한 검토 없이 투자를 진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사업 투자 검토 단계에서 투자를 접었던 산업은행과도 비교된다. 산업은행은 ‘벤처 캐피탈’ 활용을 강구하되 그마저도 쉽지 않을 수 있는 ‘초고위험 사업’이라고 지열발전 사업을 분석했다.

21일 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2008년 이후 국민연금 벤처투자기금 지원 현황’ 등의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010년 2월 ‘넥스지오’에 전환사채(CB)와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총 19억8200만원을 투자했다. 넥스지오는 2010년 12월 포항지열발전소 사업자로 선정됐다. 포항 지열발전소 사업은 정부 예산 185억원 민간 278억원 등 총 473억원이 투자됐다. 국민연금 투자 금액은 정부 예산에는 포함되지 않는 자금이다.

자료에는 국민연금의 투자 이유에 대해 자세히 기술했다. 국민연금은 “일반적인 투자와 마찬가지로 넥스지오 투자 또한 국가 리스크를 포함한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회사의 전문성과 경험으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프로젝트를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기술했다.

또 국민연금은 “2010년 2월 투자 당시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등에 대한 투자 및 관심이 높은 시기였으며 관련업체들이 각광을 받는 시기였다”며 “2009년 5월 이미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동상의 경우 지질 조사 등에 기술력이 뒷받침돼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썼다. 국민연금의 투자는 일면 성공적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4년 2월과 2015년 9월 2차례에 거쳐, 투자원금대비 약 1.35배인 총 26억9400만원을 회수했다.

국민연금공단은 넥스지오에 투자한 금액이, 지열발전소 개발에 직접 사용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국민연금의 개별 투자 건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확인을 해드리지 않는 것이 저희의 기본 정책”이라고 말했다.

반면 산업은행은 지열발전소 투자를 검토했으나 결국 투자하지 않았다. 산업은행이 윤 의원실에 제출한 ‘지열에너지 활용 현황 및 PF 취급 가능성 검토’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011년 4월 지열에너지 투자를 검토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검토보고서에서 국내는 지열탐사를 위한 법적 제도적 지원체계가 미흡하고, 심부 지열자원 데이터가 부족하며, 심부 시추기술이 확보돼지 않다는 점을 적시했다. 사실상 ‘투자 불가’ 사유를 써 둔 것이다.

특히 산업은행 측은 지열 발전 사업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보았다. 보고서는 ‘초기 시추위험을 감안 벤처 캐피탈(venture Capital)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 할 수 있으나, 투자자가 부담하는 위험 이상을 보상 할 수 있는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고위험 고배당을 기본으로 하는 ‘벤처 캐피탈’ 마저도 위험성이 너무 높은 지열발전사업에 투자할지 여부를 장담키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비해 국민연금은 상대적으로 ‘안이한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열발전 개발에 따를 수 있는 미소진동의 측정 여부, 관련 기술을 확보치 않았다는 위험성 등에 대해선 ’회사가 믿을만 하다‘며 간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영일 의원은 “정부가 지열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사업의 진행과정 및 부지선정의 적정성 여부 등에 대하여 엄정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지진 원인을 조사해온 정부조사연구단은 전날 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을 촉발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 11월 15일발생한 포항지진으로 11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2003명(793가구)의 이재민이 생겨났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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