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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질랜드 참사, ‘총기+SNS+증오=테러’ 보여줬다…전세계 규제 목소리
테러범 2017년 이후 총기 빠르게 구입…느슨한 총기 규제
유튜브, 페이스북 통해 테러 동영상 공유…무분별한 확산
2011년 77명 사망자 낸 브레이비크 증오 범죄와 유사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 아니다”…백악관 불똥 우려


18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공동묘지에서 무슬림 복장의 남성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AP]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50명의 사망자를 낸 뉴질랜드 총격 테러 참사를 둘러싼 국제적인 비난이 ‘느슨한 총기 규제’와 ‘무분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콘텐츠’, 그리고 ‘글로벌 증오 범죄의 확산’으로 모아지고 있다.

각국의 느슨한 총기 규제 때문에 이번 테러 범인인 브렌트 태런트(28)가 5자루에 이르는 총기를 보유할 수 있었으며, SNS 플램폼 업체들의 콘텐츠 관리 역량 부족이 잔혹한 동영상의 무분별한 확산을 가져왔다는 지적이다. 신자유주의의 글로벌화라는 무한 경쟁 속에 특정 종교나 인종, 성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2곳에 들어가 무슬림과 이주민을 상대로 총을 난사한 테러범은 총 5정의 총기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들 가운데 2정는 반자동 소총, 2정은 산탄총이었다. 그는 지난 2017년 총기 소유 허가를 받은 뒤 빠르게 총기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테러 관련 기자회견에서 “테러범이 A등급의 총기 면허를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금이 바로 우리의 총기법이 비뀌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테러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15일(현지시간)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차를 몰고 가는 자신의 모습을 찍은 것으로 소셜미디어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 [로이터]

이번 총기 테러 참사로 각국의 느슨한 총기 규제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 총기를 구입하는데 수주일 또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지만 반자동 소총 보유에 대한 규제가 부족하며, 미국의 경우 한시간 만에 총기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규제가 허술한 것으로 지적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총기 구입까지 총 7단계를 거치지만 미국의 경우 2단계로 구입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선 총기 소유자의 3분의 1이 범죄 이력 등에 대한 점검 없이 총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플랫폼을 통해 잔혹한 테러 장면이 무차별하게 확대된 것도 이번 테러를 둘러싼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테러범이 17분간의 테러 장면을 실시간 동영상으로 올리면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한 것도 문제지만, 이 같은 잔혹한 동영상의 유포를 막지 못한 SNS 플랫폼에도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다.

뉴질랜드 테러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15일(현지시간) 범행을 위해 총을 들고 이슬람사원으로 들어가는 모습으로 소셜미디어에 나도는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이다. [로이터]

특히 이들 SNS플랫폼은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췄다고 자부하지만, 이번 테러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지 못했으며, 그 결과 잔혹한 영상이 세계로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역할을 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무슬림과 이민자를 비난하는 74페이지의 선언문이 전세계로 확산되는 도구로 이들이 활용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꼬집었다.

이번 테러가 지난 2011년 노르웨이에서 발생한 범죄와 닮은꼴이라는 점에서도 ‘증오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다.

18일 뉴질랜드 현지 언론인 NZ헤럴드에 따르면 테러범이 자신의 국선 변호사를 해임했다. 이는 법정에서 자신의 백인우월주의를 직접 알리겠다는 것으로 자신의 ‘롤 모델’인 노르웨이 테러범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를 따라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브레이비크는 지난 2011년 노르웨이 오슬로 인근 우토야 섬에서 집권 노동당 청소년 캠프 행사장에서 총기를 발사해 77명을 살해했으며, 법정에서 극우 민족주의를 주장했다.

한편 이번 뉴질랜드 총격 참사를 둘러싸고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비난이 확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에서는 선긋기에 나서고 있다.

믹 멜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 17일 폭스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자가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발언에 대해 방어하고 나섰으며, CBS방송에서는 “마크 저크버그가 페이스북을 만들었다는 비난받는 것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고 비난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도 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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