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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의 유화 제스처 ‘말 속에 뼈가…’
“북한에 대한 최신정보 없다”
‘속히 테이블 앉자’ 압박 의미
北매체는 “완전 비핵화 확고”
文정부 ‘美와 엇박’ 차단 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남부 국경지역의 마약 밀수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던 중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보고를 받기에 앞서 취재진이 ‘북한에 대한 최신정보가 있느냐’고 묻자 “없다. 나는 아주 좋은 관계다. (최신정보가 들어오면)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딜(No deal)로 끝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국면에서 ‘유화 제스처’라는 이름의 방점을 찍었다. 말 속엔 뼈가 있었다. 의미는 엄중하다. ‘조속히 협상 테이블로 나와 같이 앉자’는 무언의 압박이다. 북한도 이에 화답했다.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4일 ‘인류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는 ‘본사 기자’ 명의의 칼럼식 기사에서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립장(입장)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과 거의 동시에 나온 메시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한 최신정보는 없다. 나는 아주 좋은 관계다. (최신정보가 들어오면) 알려주겠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사이가 나쁘지 않음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과 대화를 다시 할 준비가 됐다는 의사를 미국 행정부 수반이 직접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배경은 미국 측 관료의 공개발언과 한국 정부와의 움직임 등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그리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북핵 협상을 책임진 3인방은 노딜(No deal)로 끝난 하노이 정상회담 후 약 보름여 간 연일 공개석상에 나와 ‘우리는 북한을 다시 만날 채비를 마쳤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공은 북측으로 넘어갔다”는 표현도 나왔다.

미국은 향후 열릴 북미협상을 대비해 한국 정부와도 공조체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선 한미워킹그룹(실무자그룹) 대면 회의가 열린다. 외교부는 이미 12일 이같은 일정을 발표하며 “이번 회의에선 최근 남북ㆍ북미관계 동향을 공유하고, 남북협력 등 제반 현안을 긴밀히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도 대북 협상을 앞두고 미국 정부와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의혹을 차단키 위해 부산히 움직이고 있다. 전날 외교부는 올해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촉진자’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화 테이블 유지를 위해 단순한 중재역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도다.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접근방식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취재진과 만나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으로 간다는 미국의 비핵화 정책ㆍ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재차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같은 미국의 비핵화 방식에 대해서까지 ‘환영’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지난 12일 현지 선전매체들을 통해 언급한 것과 대동소이하다. 우리민족끼리는 하노이 회담 결과를 언급하며 이날 “우리는 조선반도 비핵화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하여 조미 두 나라사이 신뢰조성과 단계적 해결원칙에 따라 가장 현실적이며 통이 큰 보폭의 비핵화조치를 제안했다”고 했다. 영변 핵시설을 들고 나온 것으로 전해진 자국의 카드가 ‘통큰 조치’였단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단계적 보상 방안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철회하지 않았다. “우리의 비핵화조치와 그에 상응한 부분적 제재해제 요구는 현 단계에서 미국 정부의 입장과 요구도 충분히 반영한것”이라며 “이보다 더 좋은 방안은 있을수 없다”고 우리민족끼리는 전했다.

아울러 미국 조야에서 제기된 북핵협상 회의론에도 일침을 가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미 당국자들은 정치적 반대파의 부당하고 파렴치한 주장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주관과 배짱을 갖고 조미관계 새 역사를 개척하며 세계 평화와 안전을 바라는 인류 기대에 부응하는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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