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킹덤’ 세계적 큰 반응에 숨어있는 김성훈 감독의 노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 오리지날 시리즈 ‘킹덤’은 세계적으로 큰 반응이 나왔다.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한국의 ‘갓’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아 ‘힙한’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글로벌 OTT(Over The Top·인터넷을 통한 콘텐츠 제공 서비스)라는 플랫폼 생태계의 위력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킹덤’ 시즌1의 김성훈 감독의 큰 노고가 숨어있다. 영화 '끝까지 간다'와 '터널' 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김성훈 감독은 한국 자연과 한옥, 연못과 같은 정원 등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해서 아름다운 영상과 탄탄한 서사구조가 잘 합쳐졌다. 사극을 하는 것만으로도 품이 많이 들어가 힘든 법인데, ‘킹덤’은 사극+좀비다.

“현대물 헌팅을 다니다가 사극을 위해 산 구석구석을 다니다 보니 고생이 많았다. 덕분에 차갑고 사시사철 안개가 낀다는 ‘언골’ 등 좋은 곳을 많이 담을 수 있었다. 전 스태프들이 도시락을 싸고 배낭을 매고 산을 올랐던 게 기억에 남는다. 전국 곳곳을 다니다 보면 항상 실제 온도보다 추웠다.”

김 감독은 “한옥은 예쁘고 매력적인 공간이다. 여기에 비밀이 감춰져 미스터리 호러물이 됐다”면서 “현대적인 아파트는 벽이나 유리로 돼있다. 한옥은 문이 한지로 덮여있는데, 소리가 들리고 그림자는 보이는데, 누군지는 모른다. 콘크리트가 아니라 누가 보호해줄 수가 없다. 그래서 한옥이 주는 독특한 은밀함을 살려냈다”라고 말하며 한옥이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즐기기 위한 최적의 공간으로 탄생시킨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킹덤’은 권력에 대한 탐욕과 민초들의 극심한 배고픔이 만들어낸 괴물과 싸워나가는 자들의 이야기다. 김 감독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어로 된 시청자의 리뷰를 구글 번역기를 돌려가며 보는 게 신기하다고 했다. 또한 넷플릭스와의 작업도 신선한 경험이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이래도 되나 할 정도로 자율성을 줬다. 화상회의를 몇차례 했는데, 시나리오를 고쳐달라는 게 아니라, 대사나 편집 신이 문화적으로 이해가 잘 안될 때 물어보고 괜찮다고 하면 넘어가고,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자막을 더 넣기도 했다.”

김 감독은 예기치 않은 반응이 나오기 때문에 특정 지역과 측정 관객을 겨냥할 수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서 내가 잘 아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이 극에 가장 잘 어울리겠다고 생각한 배우를 찾아 캐스팅했다.”


김 감독은 ‘킹덤’에 대해 “잔혹함과 함께 미학의 품격이 있다. 조선이라는 시대가 주는 고전적 아름다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서구의 좀비가 무조건 무찔러야 하는 상대라면, 조선 좀비는 죽은 사람이 일어나면 반갑기도 하면서 낯설기도 하다. 우리 이웃이고 가족이기에 그렇다. 이 역병에 걸리면 천륜이고 인륜이고 없다.”

김 감독은 약초꾼 아들이 아빠를 부르고, 엄마가 자식을 구하려고 할때 동생에게 역병을 감염시키는게 터닝포인트라고 팁을 주었다.

오히려 스피디한 ‘킹덤’의 좀비가 단순한 서프라이즈 좀비가 아니라 대단한 서스펜스, 역동성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부산행’에서 현대 좀비가 대중성을 확보한 후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사극 좀비도 그리 멀리 느껴지지 않는다.

‘킹덤’ 시즌 2는 다른 감독이 연출하고 있는데, 김 감독은 할리우드에서는 보편적인 방식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배고픔이 발생시킨 ‘킹덤’ 이야기는 연민과 공포, 두려움이 공존한다. 그래서 고요속 비명, 정적인 아름다움 속에 뿌려지는 역동적인 핏빛 등 상충하는 이미지를 충돌시켜 역설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연출의 주안점을 소개했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