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황교안 청문회’ 기록 보니
-사회자로 黃 압박…“사회 공정히” 지적도
-황교안號 한국당 앙갚음에 대치 예정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두번째)이 10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돌고 도는 게 인연일까. 황교안 대표 체제의 자유한국당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내정자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인사청문회를 주도하게 돼 시선을 끌고 있다. 박 의원이 과거 법무부 장관 내정자인 황 대표의 청문회 사회자를 맡았을 때 “사회를 공정히 보라”는 말이 나올만큼 황 대표를 압박한 게 확인된 데 따라서다. 이젠 입장이 바뀐 가운데, 박 의원이 황 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에서 몰아칠 ‘앙갚음’을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건이다.
11일 국회 회의록에 따르면, 민주당이 야당이던 지난 2013년 2월 법제사법위원장이던 박 의원은 황 대표 청문회에 사회자로 참석했다. 당시 박 의원은 황 대표를 향해 ▷5ㆍ16 쿠데타 관련 견해 표명 ▷퇴임 이후 로펌 전향 금지 등 ‘아픈 곳’만 건드렸다. 특히 ‘공안통’인 황 대표는 5ㆍ16 쿠데타에 대해 어떤 말을 해도 논란이 예상되는 상태였다. 박 의원은 “유독 5ㆍ16에 대한 답변이 애매하다”며 “장관이 끝난 후 다시 로펌으로 가실거냐는 질문에도 확실히 답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당시 박 의원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사회자로 공정성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도 마주했다. 민주당이 황 대표의 논란되는 점을 오랫동안 조명할 수 있게 시간을 끌어줬다는 지적이다. 권선동 새누리당 의원이 청문회 도중 박 의원을 향해 “사회를 공정히 봐야 한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오전 오후 같은 말의 의사진행만 돌아가며 하는데, 자를 건 잘라야 하지 않느냐”고 말할 정도였다.
박 의원은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을 넘어 국무총리로 지명됐을 땐 “대통령 입장에선 황 후보가 법무부 장관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줬을지 모르지만, 국민 시각에서 존경받는 장관은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여과없이 좋지 않은 감정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당은 이미 박 의원에 대해 ‘의원 불패는 더는 없다’는 각오로 검증 준비에 나선 모습이다. 한국당은 박 의원에 총선 공천을 포기한 후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이력 한 줄을 위해 장관에 나선 것 아니냐며 몰아세울 계획이다.
전문성도 논란 거리다. 한국당 중진 의원은 “박 의원 지역구가 구로공단과 연관된 점 외에 소상공인, 벤처기업과 어떤 유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지난 청문회 중 본인이 공격할 때 쓴 자질과 도덕성을 자신은 갖췄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의원은 지난 휴일에도 국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직원들을 만나 회의를 가질만큼 청문회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당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개성공단 폐쇄는 자해”라고 말하는 등 친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그의 대북인식,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내년 총선을 총괄하는 곳에 여당 정치인을 세운 데 대해 공정성 등을 문제 삼아 청문회를 이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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