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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무역적자 ‘10년래 최대’, 상품적자 ‘사상최대’…경기전망 ‘하향’
작년 무역적자 701조원…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품적자 1006조원…“美 243년 역사상 최대 규모”
WP “트럼프 이익 보겠다던 中·멕시코 등에서 적자 늘어”
OECD, 내년 美 성장률 2.6%로 하향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관세폭탄을 내리고 무역전쟁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국의 무역적자가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를 제외한 상품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로 나타났다.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업적을 내세우기 위해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지만, 막상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2018년 무역적자(상품·서비스수지 적자)가 6210억달러(약 701조1090억원)로 집계됐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전년도 5523억달러 적자보다 12.4% 늘어난 규모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7087억달러)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다. 수입은 전년보다 7.5% 늘어난 데 비해 수출은 6.3% 증가에 그친 결과다.

지난해 서비스부문을 제외한 미국의 상품적자는 8913억달러(약 1006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0% 확대된 수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243년 역사에서 최대 규모 적자”라고 전했다.

특히 “무역적자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적자가 커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 데서 정확히 늘어났다”고 WP는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선거운동 당시 다른 나라들을 응징하고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취하겠다면서 중국과 멕시코를 특별히 나쁜 행위국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2017년 1분기 이후 중국과 멕시코를 비롯해 다수의 국가에서 미국의 무역수지는 더 나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폭탄을 내린 중국에선 2년간 무역적자가 149억달러(약 17조원) 늘었다. 지난해 대중(對中) 상품수지 적자는 전년대비 9배 가량 늘어난 4192억달러(약 473조30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은 7.4% 줄고, 수입은 6.7% 증가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폐기와 국경장벽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멕시코에도 2017년 1분기 이후 무역적자가 47억달러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EU), 캐나다, 홍콩에선 각각 78억달러, 27억달러, 23억달러씩 적자폭이 커졌다. 이밖에 다른 국가들에서도 50억달러 적자를 봤다.

WSJ은 경제 전문가들을 인용,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가 미 소비자들과 기업들의 해외 상품에 대한 수요를 자극해 무역적자 확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등에 따른 지난해 미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가 해외 상품에 대한 선호에 일조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에서의 일자리를 되찾아오고 미 경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신념에 따라 무역적자 축소를 약속했지만 무역적자가 확대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 훼손됐다”고 꼬집었다.

무역적자 확대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2.6%로 전분기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2020년 대선 판이 벌써부터 가열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관리들에게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발표한 분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양국의 미래 경제 관계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남아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망치인 2.9%보다 경기가 더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OECD는 또 “무역협상이 세계 경제 성장에 제한적 효과만 있을 것”으로 보고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3.3%로 낮췄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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