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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미국 눈치 보느라 ‘중국제조2025’ 뺐지만 과학기술 예산 13% 증액
美 무역전쟁 의식…2015년 이후 처음으로 언급 안해
성장률 하향 조정에도 과기예산은 60조원으로 늘려
WSJ “정부 주도 경제모델 지속”

중국 광둥성 둥관에서 3일 직원들이 산업용 로봇을 테스트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중국 제조업이 강해지도록 더 빨리 움직이겠다.”

5일 중국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 연례회의에서 행해진 정부 업무보고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중국제조 2025’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015년 중국제조 2025 전략이 처음 나온 후 정부 업무보고에서 빠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리 총리는 제조업을 적극 발전시키겠다는 평이한 문구로 이를 대신했다.

하지만 과학기술 예산은 전년보다 13.4% 늘어난 3543억1000만위안(약 59조5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지난해 6.5%에서 6.0~6.5%로 하향 조정됐음에도 과학기술 분야는 증액한 것이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직결되는 첨단산업 육성 정책이다. 오는 2025년까지 첨단 의료기기, 바이오 의약 기술 및 원료 물질, 로봇, 통신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반도체 등 10개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독자 기술을 달성해 제조업 강국으로 발전한다는 목표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제조 2025를 공격의 표적으로 삼고 있다. 이에 무역전쟁의 본질이 무역적자 해소가 아닌 미래 핵심기술을 둘러싼 패권 다툼에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올해 업무보고에서 중국제조 2025라는 표현이 빠진 것은 이같은 미국의 견제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중 무역협상이 몇가지 이슈를 제외하고 최종 협상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긍정적인 기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 총리가 중국제조 2025라는 말을 단 한번도 쓰지 않았지만 차세대 정보기술과 첨단장비, 생물 의학, 신에너지 자동차 등을 육성해야 할 신흥산업 목록으로 꼽았다”면서 “공식 명칭만 사라졌을 뿐 실체는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같은 언급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에게 중국이 정부주도의 경제모델 변화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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