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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V, 더이상 ‘난공불락’ 아니다… 역대 두 번째 치료환자 나와
2007년 ‘베를린 환자’ 이후 에이즈 유발 HIV 바이러스 완치 사례
암 치료 위한 골수 이식이 HIV 바이러스 제거에 효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바이러스가 확산된 이래 두 번째로 해당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치료됐다. 첫 번째 치료환자가 나온 지 12년 만이다. HIV는 에이즈(AIDSㆍ후천성면역결핍증)를 야기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HIV 감염 치료에 또 한번 성공함으로써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HIV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HIV 치료 성공사례가 네이처 지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며, 세부사항들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레트로바이러스 및 기회균 감염에 관한 회의에서 발표될 계획이다.

다만 새로운 환자는 익명으로 남기로 결정했고, 연구진들은 그를 ‘런던 환자’로 부르고 있다.

12년 전과 이번 HIV 감염 환자 치료는 모두 골수 이식에서 비롯됐다. 다만 골수 이식은 당초 HIV가 아니라 환자의 암을 치료하기 위해 진행됐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의료센터의 안느마리 웬싱 바이러스학자는 “이것은 사람들에게 HIV 치료가 꿈이 아니라는 점을 고무시킬 것”이라면서 “(치료가) 가능하다(reachable)”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또한 그는 NYT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평생 HIV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독일의 한 의사는 앞서 지난 2007년 레트로바이러스 및 기회균 감염에 관한 회의에서 HIV에 감염된 환자가 치료됐다고 발표했다. 발표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그의 ‘치료법’은 환자가 완치됐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타 연구진, 과학자들에 의해서 복제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베를린 환자’라고 불리고 있는 티모시 레이 브라운 씨는 백혈병 환자였다. 화학요법으로 더이상 치료가 불가능하자 골수 이식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브라운 씨는 CCR5라고 불리는 단백질의 돌연변이를 가진 기증자로부터 나온 골수를 이식 받았고, 면역억제제를 투여받으면서 몇 달 동안 심한 합병증을 앓았다. 어느 순간 혼수상태에 빠졌고 거의 죽을 뻔했지만, 감염된 HIV 바이러스는 치료됐다.

캘리포니아대 스티븐 딕스 박사는 “그는 모든 과정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그의 면역체계가 엄청나게 파괴됐음에도 왜 치유가 됐는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이후 오늘날의 ‘런던환자’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놨다. 런던환자는 호지킨 림프종을 앓고 있었고 그 역시도 지난 2016년 CCR5 돌연변이를 가진 기증자로부터 골수 이식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면역억제제도 함게 투여받았다.

2017년 9월부터 그는 항HIV바이러스 약 복용을 중단했고, 이후 1년이 지난 후 그의 몸에서 HIV바이러스가 완전히사라졌다.

런던대학교 바이러스학자인 라빈드라 구파타 박사는 “나는 이것이 (HIV 치료의) 게임을 약간 변화시킨다고 생각한다”면서 “베를린 환자 이후 사람들은 HIV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가 죽을 듯한 고통을 견뎌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물론 골수 이식 자체가 치료법이 되기는 힘들다. NYT는 “골수 이식이 현실적인 치료법이 되기는 어렵다”면서 “이식은 위험한데다, 몇 년 동안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HIV과 맞서싸우기 위해 유사하게 수정된 면역세포를 신체에 이식하는 것이 향후 실질적인 HIV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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