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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연합군사훈련 종료…‘양날의 칼’ 쥐다
-한반도정세 기여 기대 vs 방위태세 약화 우려
-한미 쌍룡훈련, 올해 한국군 단독훈련 진행


한미 국방당국이 올해부터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을 종료하고 ‘동맹’과 대대급 이하 야외기동훈련으로 대체하기로 한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 동력 기대감과 한미방위력 약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3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한국과 미국의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 종료 결정이 격변하고 있는 한반도정세에서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2일 정경두 국방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대행 간 전화통화를 통해 올해부터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을 종료하고 각각 ‘동맹(Dong Maeng)’과 대대급 이하 부대 야외기동훈련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당장 4일부터 시작된 훈련은 ‘동맹’ 연습으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당장 북미대화에 기여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를 견인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북한의 의미있는 비핵화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한미방위태세 약화나 한국만의 무장해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이 엇갈린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 종료 결정 이유로 북미관계보다 비용문제를 먼저 꼽아 상황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훈련 종료 및 대체 결정은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한미의 선제적 조치라 할 수 있다. 한미 국방장관은 전화통화에서 “연습ㆍ훈련 조정에 대한 동맹의 결정은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양국의 기대가 반영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2차 북미정상회담이 공동선언 채택없이 마무리됐지만 향후 북미대화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프로세스 동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미 모두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도 판을 깨겠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대북 슈퍼 매파’로 불리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일(현지시간) 북한과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며 실무급회담부터 정상회담까지 북미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고 했다. 북한 역시 2차 북미회담 결렬 뒤 리용호 외무상의 기자회견이나 관영매체 보도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겨냥한 비난은 삼가는 등 절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북소식통은 이날 “한미 군당국의 키 리졸브ㆍ독수리훈련 종료 결정은 북측에 사전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이미 핵ㆍ탄도미사일 실험을 유예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가 나름 유연한 조치를 취한 만큼 이후 북미ㆍ남북대화 과정에서 긍정적 기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보수진영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새로운 지휘소연습인 ‘동맹’이나 대대급 이하 야외기동훈련이 기존의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현대전의 요체는 각 부대와 각 군이 하나의 유기체로 움직이면서 네트워크를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라며 “대대급 이하 소규모 부대 위주 훈련은 이런 시너지 효과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방개혁으로 병력을 감축하면서 내실 있고 강한 훈련으로 전력손실을 보완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방침과도 이율배반적인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한미연합훈련 종료 배경으로 북미관계보다 비용문제를 먼저 꼽으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돈 문제’를 우선시한 것은 한국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를 향한 외교적 노력의 뒷받침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과 온도차가 난다. 신 대표는 “미군이 한미연합훈련을 안한다고 하더라도 자체 훈련이나 다른 파트너와 훈련을 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비용지출은 큰 차이가 없다”며 “우리 국방부가 미국에 이 같은 점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편 독수리훈련이 종료되면서 매년 시행돼온 한미 해군과 해병대의 연대급 야외기동훈련인 ‘쌍룡훈련’은 올해 미 병력과 장비 참여 없는 한국군 단독훈련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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