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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집값에 脫서울”…김포·하남·남양주로 가장 많이 갔다
주택구입부담지수 10분기째 ↑
작년 13만5000여명 경기로 이사
30~40대 집중적으로 빠져나가


그래픽디자인: 박지영/geeyoung@

직장인 한모 씨(37)는 10년 가까운 서울 전세살이 생활을 끝내고 경기도 김포에 집을 샀다. 그는 “출퇴근 시간이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아이를 생각해 주거안정성을 택했다”며 “4~5억원으로는 생각조차 못할 서울 아파트 가격을 생각하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집값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으로 ‘서울 엑소더스’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내 집 마련과 새 아파트, 서울 접근성 등을 고려해 대부분은 경기권으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헤럴드경제 부동산팀이 통계청의 ‘2018년 인구이동 통계’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지역의 순유입 인구는 17만94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인구는 13만5216명으로 약 80%를 차지했다. 이는 서울에서 전국으로 빠져나간 인구(순유출)인 11만230명보다 많은 수치다. 서울은 경기로 빠진 인구 일부를 다른 지역에서의 유입으로 상쇄한 셈이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전입한 사람을 연령대별로 보면 35~39세가 2만1802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30~34세(1만7836명)였다. 0~4세(1만3513명), 40~44세(1만1993명), 50~54세(1만19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970년 인구이동 통계가 작성된 이래 서울인구가 경기로 빠져나가는 현상은 계속됐다. 그 수는 적게는 2863명, 신도시 입주 등의 영향으로 많게는 33만6518명에 달했다. 지난 2015년부터는 매년 10만명 안팎이 서울에서 경기로 이주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나타난 ‘탈 서울’ 현상에는 집값 문제가 얽혀있다고 해석했다. 경기권 대규모 택지지구 조성이나 광역교통망 확대 등의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아파트 가격 급등으로 주거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서울 생활권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집값이 많이 올라 주거비 부담을 느끼는 수요가 생겼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내 집 마련과 서울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경기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진학·취업으로 서울로 순유입된 20대는 늘어난 반면, 30~40대가 집중적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봐도 결혼 후 아이를 키우는 세대의 주거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전국에서 서울로 전입한 20~24세, 25~29세는 각각 2만3981명, 1만5360명이다. 반면 30~34세, 35~39세는 각각 1만7049명, 2만5472명이 서울을 빠져나갔다.

주택 마련에 대한 부담의 정도도 수치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30.3을 기록해 전 분기보다 7.6포인트 올랐다. 이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의 주택을 구입할 때 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 100은 소득의 약 25%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의미로, 지수가 높을수록 금융 부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2016년 2분기부터 10분기 연속 상승했다. 경기권의 해당 지수는 2017년 4분기 71.5를 찍은 뒤 꾸준히 내려 지난해 3분기 68.3을 기록했다. 전국 수치는 57.5였다.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이들이 가장 많이 자리 잡은 곳은 김포(1만6444명)였다. 이어 하남(1만6051명), 남양주(1만4652명), 고양(1만1897명) 등이었다. 반대로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경기권으로 옮겨간 자치구는 강동구(1만686명), 강서구(1만406명), 노원구(1만127명), 송파구(9886명), 은평구(8890명) 등이었다.

전출ㆍ전입 현황을 살펴보면 대부분 기존 거주지와 생활권이 크게 다르지 않은 곳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였다. 미사강변도시와 위례신도시 등을 깐 하남은 가까운 강동구(5495명)에서 가장 많이 움직였다. 아울러 3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많아 신도시 지역으로의 이주가 가속화한 노원구에서는 남양주(2234명), 의정부(1878명), 구리(1498명) 등으로 이동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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