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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롭게 조망받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가계의 독립운동…3.1운동 100주년
-신 회장 조부 신예범, 백부 신용국, 선친 신용호는 독립운동가
-신 회장은 ‘민족기업 60년 보험명가’ 키우며 독립운동 정신 계승

[사진설명=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

[헤럴드경제=윤재섭 기자]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에 온 몸을 바쳤던 순국선열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가계에 시선이 쏠린다. 신 회장의 조부 신예범, 백부 신용국, 선친 대산(大山)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가 모두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인물이어서다.

신예범 선생은 일찌기 개화사상을 받아들여 신학문을 익혔다. 일제가 강제로 나라를 빼앗은 뒤엔 야학을 열어 젊은이들에게 민족의식을 일깨우고 일본인 지주의 농민수탈에 항의하는 소작쟁의를 주동하다가 두 차례나 옥고를 치렀다. 이후엔 요시찰 인물로 분류돼 일본 경찰에 쫓기는 몸이 됐다.

대산의 큰 형 신용국 선생은 일본 소작인 응징과 항일 만세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6개월간 옥고를 치렀으며, 이런 공훈을 인정 받아 독립유공자 대통령표창을 추서 받았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11월 전남 영암 농민항일운동 관련자 6명을 독립유공자로 추서했는데 이들 중 1명이 바로 그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스무 살 때 3.1 만세운동에 뛰어든 뒤 호남 지방의 항일운동을 이끌다가 여러 차례 감옥을 드나들어야 했다.

[사진설명=1958년 8월 7일 대한교육보험 개업식에서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대산 신용호]

대산 신용호 선생은 천일독서(千日讀書)를 통해 100권의 책을 정독하고, 시장 부두 관공서를 둘러보는 현장학습으로 세상을 깨우친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사업가의 길에 들어선 대산은 많은 독립운동가를 만나 도움을 주었는데, 그중에서도 이육사를 만나면서 국가와 민족에 눈을 뜬다. 그의 자서전에 따르면 당시 이육사는 대산이 독립운동 자금을 대겠다고 뜻을 밝히자, “대사업가가 되어 헐벗은 동포들을 구제하는 민족자본가가 되길 바라네”라며 격려했다. 대산은 1940년 베이징에 ‘북일공사’를 설립해 곡물 유통업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이때 얻은 수익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지원했다. 이육사는 경술국치 이전에 벌어졌던 일들을 상세히 거론하며 대산에게 사업의 중요성과 사업가의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고 전해진다.

[사진설명=1981년 6월 교보문고 개장기념식에서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을 맞이하고 있는 대산 신용호(왼쪽)]
[사진설명= 1987년 7월 천안 계성원(교보생명 연수원)에서 열린 ‘제23차 세계보험협회(IIS) 연차총회’에서 세계보험리더들과 환담하는 대산 신용호(오른쪽 두번째)]

대산이 교보생명의 창립이념을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으로 결정한 데에는 ‘교육이 민족의 미래다’라는 본인의 철학과 소신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만든 교육보험, 교보문고, 교보교육재단, 대산문화재단은 국민교육진흥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또, 그가 쌓아놓은 금융자산은 가계의 위험을 대비하는 보험금의 기초가 되고, 국내산업 발전의 자양분으로 흘러 들어가는 선순환의 촉매제가 돼 왔다.

[사진설명=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27일 광화문 교보생명빌딩에 걸린 태극기. 독립운동 당시 태극기를 재현한 대형 태극기다.]

신창재 회장은 선친의 혼이 담긴 민족기업 교보생명의 계승자이면서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인이다. 그가 운영하는 교보교육재단과 참사람 육성을 표방한 ‘체·인·지 리더십 프로그램’은 국민교육진흥이라는 분명한 방향성이 읽혀진다. 연간 5000만 명이 방문하는 ‘국민책방’ 교보문고는 한국을 방문하는 국빈들이 꼭 거쳐가는 대표적 명소이자 문화공간이 됐다. 대산문화재단의 해외번역ㆍ출판사업은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하는 쾌거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기다 1991년부터 같은 자리를 지키며 오가는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된 광화문글판은 교보생명의 브랜드를 한 차원 높인 걸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러한 공로에 힘입어 그는 창업주가 1996년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한 데 이어 22년 만인 2018년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기업인이면서도 문학과 예술을 사랑한 부자(父子)가 세운 전대미문의 기록이다.

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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