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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경제, 제재에도 살아나…트럼프엔 ‘협상난제’”
WSJ, 탈북자 등 36명 인터뷰…“경제 제재 제대로 작용 안 해”
北 일상적 상거래 탄력적…쌀·휘발유 가격 안정
“북미회담 나서는 트럼프에 까다로운 상황”

북한 주민들이 평양 거리를 뛰고 있다. 뒤로는 평양 발전소 단지가 보인다. 굴뚝에서 연기가 뭉게 뭉게 솟고 있다. 지난해 12월 외신에 의해 촬영된 평양의 일상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인한 타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자 보조 전력 및 석탄 가공 연료 생산 계획을 추진 중이다.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위한 카드로 이용해온 ‘경제 제재’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기대와는 달리 북한 경제가 의외로 잘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에 비핵화냐 경제발전이냐 양단간 선택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결코 유리한 협상 조건이 아니라는 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북한 경제는 어떻게 제재를 견뎌내나’란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은 점점 더 엄격한 제재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전 세계적인 캠페인을 주도해왔다”며 “하지만 입수된 증거는 제재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일상적인 상거래는 여전히 탄력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WSJ이 탈북자, 인권운동가, 정부 관료, 북한 방문객 등 36명을 인터뷰한 결과, 1990년대에 더 가혹한 환경에서 살았던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은 시장 지배력이 더욱 깊게 뿌리를 내리는 현재 상황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와 북한경제워치(North Korean Economy Watch)에 따르면 대북 경제 제재가 대폭 강화된 2016년 3월 2일 이후에도 북한의 쌀 가격은 큰 폭의 등락 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해왔다. 미국이 북한의 항공 연료·군 관련 물자 수입과 석탄·철·철광석·귀금속 수출을 금지하기 직전인 2016년 2월 12일 5056원이던 북한 쌀 가격은 제재 직후인 3월 25일에도 5106원선에서 움직였으며, 지난해 12월 26일 현재 5040원으로 오히려 더 낮아졌다.

휘발유(가솔린) 가격은 2017년 10월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급격히 떨어져 현재는 부담이 완화됐다. 지난해 12월 11일 현재 가격은 1만5733원이다.

북한 원화도 경제 제재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미국 달러화에 대한 환율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지난해 12월 26일 현재 북한 원-달러 환율은 1달러 당 8500원이다.

또한 수도 평양에서는 건설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가공식품 등 경제 제재 강화 전 많이 유통됐던 외국 제품들은 북한 내 공장이 생산량을 확대함으로써 자국 제품으로 대체됐다고 탈북자, 방북자들은 전했다.

평양과 다른 주요 도시를 방문한 사람들은 전기 확대와 석탄 가격 하락으로 난방이 쉬워지는 등 북한 주민의 일상 생활이 오히려 개선됐다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의 북한 문제 자문으로 일해온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 부교수는 “북한이 문제를 겪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는 없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북한 경제가 더 유연해졌다고 보고 있다. 국가가 사실상 모든 부문을 통제하는 중앙 계획 시스템에서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더 많이 제공하는 역동적인 기업 경제 방식으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경제 제재가 북한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번주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까다로운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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