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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정상회담 D-2] “김정은·트럼프 헤어 스타일로”…하노이 ‘10평 헤어숍’ 북적북적
무료 이벤트에 시민 몰려

‘김정은 위원장 또는 트럼프 머리’를 무료로 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인 하노이 한 헤어숍의 24일 현장 모습. 윤현종 기자/factism@

[하노이(베트남)=윤현종 기자] “오케이!”.

일요일이었던 24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드 라 탄(De La Thanh) 거리 한구석에 자리한 헤어숍은 들썩였다. 10평(33㎡) 남짓한 가게 안에서 나오는 경쾌한 댄스 음악이 귓전을 때린다. 사진을 찍어도 괜찮겠냐는 기자 요청을 점원들은 흔쾌히 승낙했다.

하노이 한복판도 아니고 미용실이 몰려있는 구역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 헤어숍엔 손님들이 몰리고 있었다. 다름 아닌 2차 북미정상회담의 영향이었다. 헤어숍 사장인 두안 즈엉 씨는 이 자리에서 무료 이벤트 진행에 한창이었다.

그는 지난 18일부터 ‘하노이 회담’ 주인공들 머리를 원하는 손님들에겐 무료로 스타일링을 해주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머리를 원하는 손님은 귀 윗쪽과 뒷머리를 살이 보이게 깎고 윗머리는 짧게 올려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헤어스타일을 요청한 이는 노랗게 염색하고 역동적인(?) 머리칼을 강조한 일종의 ‘바람머리’를 선사한다.

아담한 헤어숍 내부엔 손님들이 앉는 자리마다 북한 인공기ㆍ미국 성조기ㆍ베트남 금성홍기가 나란히 꽂혀있었다. 뒷쪽 벽면엔 커다란 판넬도 붙어있다. 왼쪽엔 김정은 위원장 사진이, 오른쪽엔 트럼프 대통령 사진이 보였고 가운데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월계수 잎을 문 그림이 그려져 있다.

베트남어로 쓰인 문구에 특히 시선이 쏠렸다. “2차 북미회담 성공을 바라며, 전세계가 평화롭기를 바란다는 뜻”이라고 했다.

한창 손님 머리를 만지고 있던 점원에게 ‘손님들 반응이 어떠냐’고 물었다. 점원은 “같은 동양인이어서인지, 김정은 머리 스타일이 트럼프 스타일보다 자기들한테 더 잘 어울린다고 한다”고 했다. “무료 이벤트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 절대 다수가 베트남 현지인”이라고 했다.

작은 헤어숍이 선보인 이벤트의 입소문은 뻐르게 퍼졌다. 손님보다 해외언론들이 더 빨리 알았다. 국내 방송사들도 발빠르게 취재해갔다. 24일 현장에도 한국 매체가 찾아와 헤어숍 앞에서 대기하며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헤어숍 관계자는 “무료 이벤트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채 안됐는데 500명이 다녀갔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이 끝나는 28일까지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fact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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