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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대통령, 이코노미 타고 ‘마약소굴’로 출장길
[로이터]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5) 멕시코 대통령이 전문 경호원도 없이 이코노미석을 이용해 마약갱단의 본거지로 출장을 가 화제다.

이름 영문 이니셜을 따 ‘암로’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 시티에서 비행기로 약 2시간 떨어진 시날로아주 바디라과토시로 출장을 갔다. 이 지역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고향이자 그가 이끈 마약 카르텔의 본거지로, 범죄 위험이 큰 곳이다.

하지만 AFP등 외신에 따르면 암로는 비좁은 엠브라에르 제트기의 이코노미를 이용했으며 전문 경호원 대신 무장하지 않은 보좌관 5명만 동행했다. 대통령이 움직일 때 수천 명의 군인이 에스코트하던 관례를 없앤 것이다.

암로가 공항에 나타나자 많은 국민들이 몰려 들었고 이 때문에 공항 경찰 등 관계자들과 보좌관들은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더군다나 암로가 사진 찍기를 원하는 국민들에게 무조건 ‘오케이’를 한 탓에 볼에 뽀뽀를 하거나 껴안는 등 신체적 접촉까지 이어지면서 신변에 문제가 생길 위험도 커졌다. 시날로아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여행객이나 기자가 다가와도 보좌관들은 ‘좀 비켜달라’며 사정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암로는 그러나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가지고 있다며 개의치 않았다. 암로는 또 ‘든든한 방패’가 있다며 예수의 심장을 의미하는 ‘성심’(聖心) 이미지를 AFP통신 기자에게 보여줬다. 그는 또 멕시코 이민자에게 받은 1달러짜리 지폐도 ‘부적’ 삼아 지니고 다닌다.

암로는 지난해 12월 취임한 뒤 전통적인 의전 관행을 없앴다. 이는 곧 80%대 높은 지지율로 이어졌다. 암로는 대선 당시 공약으로 호화로운 대통령궁 대신 자택에서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월급 삭감과 면책특권 폐지도 내걸었으며 대통령 전용기를 매각하겠단 약속도 했다. 실제 2억1800만 달러짜리 대통령 전용기인 보잉사의 드림라이너 787-8기는 미국 캘리포니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다.

다만 암로의 이 같은 파격 행보가 모두를 즐겁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항 경찰관은 “사람들이 몰려드는데도 말리지 말라고 해서 난감하다”며 “이런 식으로 계속할 수는 없다. 공항에 올 때는 VIP룸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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