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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정상회담 D-7] “남북경협 떠맡겠다”고?…野 “국내경제 안좋은데…”
한국·바른미래, 일제히 비판 화살
하태경 “십수년 수백조…무슨 배짱”
與는 “北 인프라 구축 주도권 전략”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사진 가운데)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남북경협(경제협력사업)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여야 3당은 다른 입장을 내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평화시대에 앞선 준비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퍼주기식 외교’, ‘대북 이성상실증후군’ 등의 험한 단어를 동원하며 강력 비판했다. 북미정상회담을 일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대통령의 남북경협 발언을 계기로 여야의 시선 차이를 확연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전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언급하며 “(2차) 북미정상회담은 동북아 냉전체제, 남북 분단의 70년을 마감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이 과감히 역할을 맡을 의사를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감사 뜻을 보였다고 한다”며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두 정상 간 통화에 환영과 지지 의사를 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남북 갈등이 종지부를 찍고 평화를 맞을 때 북한의 낙후된 경제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올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철도와 도로 연결 등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전략적인 발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경협은 역사적 당위성과 상관없이 우리가 향후 수십년을 먹고 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또 문 대통령의 말은 미국의 외교 부담을 덜어줄 수 있어, (이들의)적극적인 제재완화를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오른쪽사진 오른쪽 두번째)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 대통령이 현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말을 꺼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경협에는)십수년간 수백조가 들어간다”며 “이 투자는 (북한의)비핵화를 이끌기 위한 이전 조치가 아닌, 완전 비핵화가 된 후 해야하는 조치”라고 꼬집었다. 그는 “경제에 훨씬 더 유능한 트럼프 대통령조차 북한에 여전히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인데, 무슨 배짱으로 큰 소리를 치느냐”며 “문 대통령은 다시 대북 이성상실증후군이 도진 것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행한 부도수표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실업자가 급등하고 자영업자가 도산하는 등 국내의 경제 상황도 말이 아니다”며 “‘퍼주기식 외교’도 우리 주변을 앞서 보살핀 후 해야 국민이 동의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또 “김대중ㆍ노무현 정권 때도 비슷한 경제협력사업을 추진했다”며 “그때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북한 정권의 수명 연장 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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