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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문일답] 손학규 “보수만으론 정치 못한다…유승민, 진보 받아들일 것”
-손 대표, 바른미래 창당 1주년 기자회견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 손학규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2일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모두 아우르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 창당 1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이제라도 선명한 개혁보수 노선에 오르자는 유승민 전 대표의 말과 반대되는 입장이다.

손 대표는 “우리가 어떻게 보수만 갖고 정치를 하겠느냐”며 “합리적인 개혁의 길을 버릴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보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자체를 부정할 때가 많다”며 “진보를 받고, 보수도 받아 통합하는 중도의 길로 나간다는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유 전 대표가 합리적 중도만 받겠다고 한 입장에 대해서는 “진보를 함께 아울러야 우리 정치가 통합의 길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전 대표도 개혁보수를 말하면서 합리적 진보를 거부하지 않는다”며 “다만 표방을 개혁보수, 중도보수로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또 “유 전 대표도 결국 진보와 보수를 통합하는 정책에 동의할 것”이라며 “진보도, 보수도 받아들여 우리 사회에 점점 커져가는 다양성을 통합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 날 손 대표는 지지율이 5~8%로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는 물음에는 “우리가 뿌리를 내리고 중도개혁 정치의 중심이 잡히면 그때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며 “아직 때가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손 대표와의 일문일답.

-유승민 전 대표가 진보 정체성을 부정했다. 오늘 손학규 대표는 합리적 진보를 말했는데?

▶진보만을 추구하겠다는 것 아니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다 아우르겠다는 것. 우리가 어떻게 보수만 갖고 정치를 하겠느냐. 한반도 평화 문제만 해도 그렇다. 보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자체를 부정할 때가 많다. 평화를 거부하겠는가. 평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한반도의 길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개혁의 길. 이것을 어떻게 버릴 수 있겠느냐. 우리는 진보만을 택하는 것 아니다. 진보를 받고 보수를 받아 통합하는 중도의 길로 나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승민 전 대표는 합리적 중도만 포용하겠다고 한 것 같은데?

▶진보를 함께 아울러야 우리 정치가 통합의 길로 나갈 수 있다.

-바른미래 대표로 후회되는 점은? 어떤 시점까지 어느 정도 지지율을 올리겠다는 계획은 있는가?

▶바른미래, 지난 1년 파란만장의 한해였다. 지난해 6ㆍ13 지방선거 때까지 분열돼 있었다. 연구원도, 사무실도 둘로 나뉘었다. 대표를 하며 어떻게 이를 통합하느냐가 과제였다. 통합에 전력을 다했다. 그 다음 조직 정비에 나섰다. 지방선거를 계기로 과거의 지역위원장이 모두 사표를 냈다. 어제까지 94곳에서 지역위원장이 선발됐다. 앞으로 총선 준비해갈 것이다. 의원 수는 적지만 일당백으로 임하고 있다. 바른미래의 기초를 튼튼히 하고 뿌리를 내리는 것, 저의 과제였다. 물론 충분하지는 않지만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한다. 여러 직능단체 찾고 현장을 방문하며 민생경제 현실을 듣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또 한반도 평화와 관련, 우리가 야당이지만 정부의 정책에 대해 지지할 것은 적극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지지율은 그렇게 올라가지 않고 있다. 5~8% 수준이다. 우리는 지금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가 뿌리를 내리고 중도개혁 정치의 중심을 잡으면 그때 국민이 바른미래당이 민생을 돌보고 평화를 추구하는구나,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그때가 오지 않았다. 정치적 역할, 변화에 중심을 둬야한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빠지면서 자유한국당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이제 선거가 가까워지고, 변화가 시작되면 중도개혁 정치에 대한 국민 기대가 커질 것이다. 저는 이를 금년 중반으로, 본격적으로는 중반기 넘어서로 본다.

-최근 연동형 비례제와 관련,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 부분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책이 있는가?

▶저희가 ‘손다방’을 갖고 전국을 순회하며 홍보를 하고 있다. 국민의 관심, 지금 현행 선거제도가 잘못됐다는 데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연동형 비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50%를 넘어섰다고 한 조사가 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소극적인 것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이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방침, 추진 의사를 갖고 있어 많은 변화가 있다고 본다. 자유한국당은 지금 당 내 지도부 선거로 정신이 없다. 앞으로 지도부 선거가 끝나면 연동형 비례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 저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제를 긍정적으로 받는 쪽에 무게를 둔다. 만약 이게 안 된다면 일부에서 이를 위한 패스트트랙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진행과정에서. 우리 정치 현안으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현재로는 아직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관심을 바란다. 연동형 비례제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정체성을 말했다. 유승민 전 대표의 말과 결이 안 맞는 것 같다. 접점을 찾아갈 방안이 있는가?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말도 나오는데, 재등판에 대해 이야기가 되는가?

▶유승민 전 대표가 개혁보수를 말하면서 합리적 진보를 거부하지는 않는다. 다만 표방을 개혁보수, 중도보수로 표방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말했듯, 바른미래가 보수를 거부하는 것 아니고 중도를 거부하는 것 아니고 진보를 거부하는 것 아니다. 진보도, 보수도 받아들여 우리 사회에 점점 더 커져가는 다양성을 통합하는 정당이 되자는 것이다. 유승민 전 대표도 결국 진보와 보수를 통합하는 정책에 동의를 할 것이라고 본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 독일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새로운 과학기술과 성장동력 등에 대해 공부하고, 이를 통해 정치 혁신과 개혁을 공부한다. 지금은 귀환을 이야기할 땐 아니라고 본다. 안철수 전 대표도 때가 되면 바른미래에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

-자유한국당의 ‘5ㆍ18 망언’이 논란이다. 자유한국당 내부 문제라고 볼 수 있지만, 이런 발언이 나오는 배경은?

▶당장은 당권 싸움에서 나오는 것. 구조적으로는 양극 정치에 근본 원인이다. 대통령제하에 거대 양당에서 극한 대결을 하는 게 우리 모습이다. 선거 때 시장을 나가면 상인들이 항상 싸우지 말라고 한다. 정치는 싸움인데, 제왕적 대통령제의 승자독식체제 때문이다. 결국 타협의 정치, 포용의 정치가 아닌 내가 저 사람의 것을 가져가야한다는 양 극단의 정치다. 이 점이 ‘5ㆍ18 망언’에 아주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올 수가 있느냐. 우리나라 정치의 대표적인, 상대방을 괴물로 돌리고 상대지역을 깔아뭉개는 것. 양극단을 배제한 중도통합의 정치가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하다. 양극단을 배제한 협의의 정치가 그래서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이래 협치를 말했다. 협치는 야당, 국회 안 여러 정당들과 협의하고 합의를 이뤄 정치를 이끄는 것이다. 일방적인 협조만 구하는 것 아니다. 그런 협치가 돼 있지 않기에, 결국 자유한국당의 망언이 나왔다고 본다.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이 왔었을 때, 소통이 부족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된 것 있는가?

▶특별한 대답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간 제가 볼 때 잘하는 게 경제인을 만나고 청와대로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것. 이게 보여주기식 정치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것. 벤처기업 대표들을 만났을 때 어느 기업 대표가 주52시간 근무제는 새로운 규제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도, 참모도 아무 답이 없다.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과제다. 기업인을 불러 사진만 찍는 것, 대통령은 야당 대표와 달리 들어주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민원이 무엇인지, 요구상황이 무엇인지 미리 파악을 하고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그간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인을 만날 때 사진 찍고 기업 위해 잘해주겠다는 말만 했다. 실제로는 기업 위해 잘해주긴커녕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 참석해서 간섭하는, 이런 게 나타난다. 대통령이 시장을 중시하고 기업 활동에 활력을 불어주는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정치인에 대해서는 특별한 소통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저는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보좌관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을 만난 것, 이런 사실을 청와대가 눈여겨보고 반면교사를 삼아야한다고 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만난 것으로 안다. 야당 의원만 만날 수 없으니 3당 의원을 같이 만나자고 해서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 대통령은 실질적인 대화를 위해, 협조를 구하는 점은 유감이다.

-다음 총선 때 출마 가능성은?

▶지역구 의원, 이런 생각 전혀 없다. 비례대표, 이런 이야기도 하지 말길 바란다. 바른미래를 살리고 중도개혁 정치를 살려 미래 정치 지도자들이 뛰어노는 마당을 만드는 게 제 과제다. 개인적인 욕심은 없다.

-국회 특활비 폐지 말고 바른미래가 주도해서 만든 성과는?

▶이번에 세비 인상을 할 때, 우리가 세비를 장학금으로 기탁한 것 있다. 지난번 연동형 비례대표제 5당 합의도 많은 진전됐다. 협상 물꼬를 튼 것은 바른미래라고 본다. 지난 임시국회에서 중요한 관심사인 교육 3법도 바른미래가 앞장섰다.

-연찬회 토론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부분 있었다고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적극 반대하는 의견 있던 것 아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적극 찬성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주된 것 아니었다. 많은 분이 당론이니 따라가겠다는 말이었다. 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단지 우리 바른미래 의석을 몇 개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본다. 우리나라 정치 구조를 바꾸는 것, 다당제 현실에서 합의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장치로 보고 있다.

-민주평화당과 당 대 당 통합 문제가 논의됐다. 당 대 당 통합은 당 지도부 차원에서 안 된다고 정리했다고 한다. 어떻게 정리가 된 것인가?

▶지금은 저희가 민주평화당이든, 어떤 당이든 당 대 당 통합을 말할 때는 아니다. 바른미래는 소위 정치공학적 차원에서의 개편을 추구하는 정당이 아니다. 한국 정치의 구조를 바꿔서 양 극단의 체제를 무너뜨리고 여기서 더군다나 자유한국당이 갖고 있는 극우보수적인 것들, 우리 바른미래가 중도개혁으로 중원을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정치 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민주평화당과 합당은 지금 거론할 문제가 아니다.

-유승민 전 대표가 합리적 진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끝까지 받지 않는다면?

▶정치라는 것, 한 정당이 이념적인 스펙트럼이 좁을 수 있지만 (대개) 넓다. 우리 정치를 보수 진보로 가르지 말자는 게 제 생각이다. 저는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중도와 중도개혁을 앞세웠다. 우리나라 정치의 양극단을 끝내는 길이라고 본다. 유승민 전 대표가 개혁보수를 말하지만, 합리적인 진보를 배제하는 게 아닌만큼 앞으로 하나로 통합될 수 있다고 본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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