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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각가 김영원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이전땐 흉물 전락…차라리 없애달라”
광화문광장에 위치한 세종대왕 동상 이전에 대해 동상을 조각한 김영원 전 홍익대 미술대학장은 “동상을 이전할 바에는 차라리 없애는 게 낫다”라는 입장을 한 유력 일간지에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조성 설계도를 공개하면서 시작된 세종대왕 동상 이전 논란에 대해 동상을 조각한 김영원(72) 전 홍익대 미술대학장은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조각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동상을 이전할 바에는 “차라리 정말 없애는 게 낫다”라는 입장이다.

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조각가는 단순히 조각가 개인의 자존심 때문에 이전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며 괜한 오해에 대해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남향(南向)으로 앉아 있는 세종대왕 동상은 자상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으로 시민을 만난다”며 “그런데 세종문화회관 옆, 동향(東向)으로 틀어버리면 맑은 날에는 빛이 과해 멍청해 보이고, 정오를 지나가면 역광으로 시커멓게 보일 거다. 그런 흉한 모습을 국민과 마주하게 한다면 불손한 일이다”라며 해당 매체에 반대 이유를 밝혔다.

세종대왕상은 지난 2009년 10월 9일 한글날부터 지금의 광화문광장 자리를 지켜왔다. 당시 김 전 학장은 두 달간 광화문광장 일대를 샅샅이 돌면서 역광과 햇빛의 방향 등 동상의 위치를 점검했다.

김 조각가는 “북악산에서 경복궁, 광화문,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축(軸)’ 가운데에 성군이자 애민(愛民)의 상징을 바로 세우고 싶었다”며 “맞은편 이순신 동상과 함께 문무(文武)의 조화도 맞춰 나라의 오랜 번영을 기원하는 의미도 담았다”며 지금의 위치선정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역사의 중심에서 쫓겨나, 구석으로 내몰린 세종대왕상은 상징성을 잃는다”라며 “옮기려면 차라리…차라리 정말 없애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해당 매체는 김 조각가가 동상 이전과 관련 광화문광장 재조성 관계자 중 단 한명도 원작자의 의견을 구하지 않은 점에 대해 허탈감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뒤 늦게 세종대왕 동상 이전과 관련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진영논리가 두려웠다”고 말했다.

2017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에 세울 박정희 동상을 만들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기억을 지닌 김 조작가는 “예술가로서 내 일을 할 뿐인데 진영논리에 매몰된 사람들은 자꾸 소모적인 논쟁으로 몰아간다. 나라의 상징을 옮기는 일을 두고도 만약 진영논리로 몰아간다면 정말 그게 나라냐”고 반문했다.

김 조각가는 지난 30일 서울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박원순 시장에게 세종대왕 동상 이전에 따른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의 질의서를 보냈으며 그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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