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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은 ‘노타이’부터…하나금융, 실적으로 화답
김정태 회장 ‘기존 틀 깨자’ 메시지
지난해 2조 순이익…최대실적



지난달 26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출발 2019’ 행사에서 김정태 회장의 옷차림이 시선을 붙잡았다. 직원들 사이에 섞여 앉은 그는 얼룩무늬가 박힌 바지에 연보라색 크루넥을 받쳐 입고, 푸른 웰트화를 신었다. 평소 공식 행사에서 보여준 정장차림과 비교하면 ‘파격 패션’이었다. 하나금융 계열사 임직원이 한 곳에 모인 이 행사는 4년만이어서 김 회장의 복장은 상징적이었다.

단정함ㆍ통일성을 미덕으로 여기는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최근 ‘김정태 패션’이 화제다. 편한 자리라고 해도 셔츠에 재킷을 걸치는 게 금융사 CEO(최고경영자)의 드레스코드인데, 김정태 회장은 그런 공식에 구애받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 안에선 김 회장의 패션을 일종의 ‘메시지 발신’으로 풀이한다. 관행에서 벗어나자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그랜드워키힐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출발 2019’ 행사에 참석한 김정태 회장. 화려한 패턴이 들어간 바지를 입었다.(왼쪽사진) 지난해 10월 청라 하나금융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 청바지 차림으로 참석한 김 회장. [하나금융지주 제공]

하나금융의 한 임원은 “비즈니스 캐주얼로 나타난 다른 임직원들보다 더 편한 옷차림이어서 모두 놀랐다”며 “뭔가 변화를 가져오려면 기존의 틀을 완전히 내려 놓아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의 파격은 작년부터 감지됐다. 지난해 10월 말 인천 청라 하나금융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서도 그는 청바지에 초록색 티셔츠 차림이었다. 재킷을 입은 CEO들 사이에서 그의 차림새는 도드라졌다.

김 회장은 당시 디지털 전환을 그룹 전체의 비전으로 강조했다. 창의성과 자율성을 체화할 것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다. 자율적인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디지털 랩(Digital Lab)을 그룹 내 각 부문에 신설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남성 직원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절 상관없이 ‘노 타이’가 가능해졌고 금요일에는 자율복장으로 출근하고 있다”면서 “금융권이 모두 디지털 혁신에 나섰는데 옷차림도 과거 스타일을 고수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깔린 것 같다”고 전했다.

김 회장이 솔선수범해 새로운 조직 문화를 심으려고 하는 하나금융은 최대 실적으로 꿈틀댄다. 지난달 31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에만 2조24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2005년 지주사로 거듭난 이후 최대치다. 이자이익(5조6372억원)과 수수료이익(2조2241억원)을 합한 그룹의 핵심이익은 7조86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7443억원) 증가했다.

ROA(총자산이익률)은 0.61%, ROE(자기자본이익률)는 8.89%로 전년 말보다 각각 1bp(0.01%p), 12bp(0.12%p) 올랐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90%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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