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흉기로 자해, 사망’…도주 경로 확인 못해
-빠른 공개수배 ‘긍정적’, 용의자 사망은 ‘숙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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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상민의 공개수배 전단지. [제공=경기남부경찰청]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지난 27일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 남녀 2명을 사상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곽상민(42)이 경찰 검거 직전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빠른 공개수배로 주목을 받았던 이번 사건은 결과적으론 경찰이 곽 씨를 생포하는 데 실패하면서 많은 과제를 안기게 됐다.
충남지방경찰청은 29일 충남 부여군 석성면 부근에서 곽 씨를 검거하던 중 흉기로 곽 씨가 자신의 가슴과 복부를 10차례 가량 찔렀고, 과다출혈로 사망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택시를 타고 도주하던 곽 씨를 경찰 차량이 앞뒤로 포위했고, 경찰이 테이저건을 겨눈 상황에서 곽 씨는 자해를 시도했다. 수차례 자신의 배를 찌른 곽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 유리창문을 깨고 곽 씨에게 테이저건을 발사하려고 했지만, 곽 씨가 흉기로 자신의 배를 찔렀다”고 설명했다.
앞서 곽 씨는 지난 27일 오후 9시 30분께 동탄 A(38ㆍ여) 씨의 원룸에서 A 씨와 B씨(41ㆍ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았다. 현재 A 씨는 사망했고, B 씨는 중태에 빠졌다가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곽 씨와 A 씨가 연인관계였다는 진술을 토대로, 치정관계에 의한 살해 사건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수원과 용인 등지에서 곽 씨를 쫓았지만 그를 검거하는 데는 실패했다. 곽 씨 소유의 차량을 쫓았지만, 곽 씨는 차량을 버린 채로 경찰의 수사망을 벗어났다. 이에 경찰은 사건발생 2일째인 29일 곽 씨에 대한 공개수배를 결정하게 됐다.
공개수배 약 4시간만에 충남 천안소재 택시기사에게서 ‘곽 씨와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한 택시기사는 곽 씨와 인상착의가 유사한 손님에게 ‘대전으로 가자’는 장거리 운행을 제안받았고, “택시가 줄을 서 있으니 앞선 택시를 이용해 달라”면서 곽 씨를 다른 차로 안내한 뒤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곽 씨가 탑승한 차량이 전주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이동경로를 검토한 끝에 곽 씨가 탄 택시를 충남 부여에서 포위했다. 한 택시기사의 기지가 용의자의 도주를 막은 것이다.
하지만 곽 씨는 검거 과정에서 사망했다. 비살상무기인 테이저건을 사용하기 위해서 유리창을 깨는 과정이 되레 곽 씨가 자해할 시간을 제공한 것이다. 공개수배를 통해 압박하면서, 용의자 곽 씨를 궁지로 내몬 것도 곽씨 검거 실패의 원인이란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그리고 범행 후 도주 경로를 확인할 수 없게 됐다. 곽 씨가 사망하며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zzz@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