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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인 학생 ‘영어’로 말해라”…美 듀크대 즉각 사과
‘인종차별’ 논란일자 ‘영어 사용’ 지시 교수, 학장에서 물러나
가디언 “美 행정부와 달리 대학들은 외국인과 좋은 관계 이어가기 위해 노력” 

[사진=미국 듀크대학교.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한 의대 교수가 수업에 참가한 중국인 학생들에게 ‘중국어가 아닌 영어로 말하라’고 이메일 경고를 보낸 사실이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을 통해 확산, 이후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지면서 소속 대학이 즉각 사과를 하고 후속조치에 나섰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듀크대학교는 생물통계학 석사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메건 닐리 교수가 중국인 학생들에게 ‘영어를 사용하라’는 내용에 이메일을 보낸 것과 관련, 28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자체 조사에 돌입했다.

닐리 교수는 지난 25일 50여명의 생물통계학 학생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두 명의 교수진이 공공장소에서 크게 중국어로 말하는 학생들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자신에게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들 교수는 학생들이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다는 것에 실망했으며, 해당 학생들의 이름을 원했다고 덧붙였다.

메일에는 비영어권 학생들이 영어를 사용해야한다는 경고성 주문도 담겼다. 그는 “건물에서 중국어로 말하는 것을 선택할 때 이러한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면서 “의사소통은 우리가 생물학자로서 하는 일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그들과 일하는 것을 더 망설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닐리 교수의 메일은 인터넷 상에서 빠르게 공유되면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학교 당국의 조사를 원하는 청원에는 학생과 졸업생 2000여명이 서명했다. 듀크대 아시아 학생회는 “국제 학생들이 자신들의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 자주 억압되는 자신들의 가정과 문화를 더욱 친숙하고 편하게 느끼기 위한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닐리 교수는 대학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내 이메일이 끼친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밝힌다”면서 “내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메리 클로트만 듀크대 의대 학장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닐리 교수의) 프로그램에 있는 학생들에게 사과한다”면서 “대화를 할 때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은 제한이 없다”고 밝혔다. 어떤 교수진이 닐리 교수에게 학생들의 중국어 사용에 대해 항의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정치인들이 외국인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발언을 일삼고 있지만, 듀크대와 다른 엘리트 대학들은 외국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곳으로 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듀크대가 즉각 사과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듀크대 공보부 차장은 월요일 한 인터뷰에서 “듀크대는 중국 학생들과 중국 학자들과 깊은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해 왔다”면서 “우리는 이번 사건이 듀크가 중국 학생들과 맺고 있는 매우 가치 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를 손상시켰을 수 있음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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