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 군병력 배치 여부 주목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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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볼턴 백악관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8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5000병력 콜롬비아로’라는 메모가 적힌 노트를 들고 있는 모습. [로이터]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5000 병력을 콜롬비아로’라고 적힌 메모장을 들고 있는 장면이 포착돼,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AP통신 등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신규 제재를 발표하는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노란색 노트 한권을 들고 있었다. 여기에는 손글씨로 적어놓은 ‘5000 병력을 콜롬비아로’(5000 troops to Colombia)라는 메모가 현장에 있던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로, 이번 메모는 미국이 베네수엘라 사태에 군사개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낳고 있다.
하지만 NSC는 미국이 콜롬비아에 군병력 배치를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백악관은 이번 메모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AP의 요청에 “대통령이 말했듯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만 밝힌 채 추가적인 언급은 회피했다.
이번 메모의 존재는 브리핑이 끝나고 나서야 알려졌지만, 볼턴 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군사개입을 고려할지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베네수엘라군과 보안군에 평화롭고, 민주적이고, 헌법에 의한 권력 이양을 수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콜롬비아 카라콜 라디오는 이날 미국 남부군 사령관인 마크 스태머 소장이 동맹국과의 조율을 위해 곧 콜롬비아에 도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마두로 정권에 대한 대응 수위와 관련, 현재로선 군사행동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정부 관리들은 계속해서 모든 옵션을 고려 중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번 메모가 공개된 것이 실수였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마두로에게 보내는 힌트?’라는 제목을 달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대다수 국무부 직원들에게 베네수엘라를 떠날 것을 지시했지만, 수도 카라카스 주재 미국 대사관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유지된다. 만일 마두로 대통령이 강제로 미국 외교 인력들을 강제로 퇴거시키는 등의 행위를 시도할 경우, 콜롬비아의 미군 병력은 대응하기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대선 승리 후 최근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마두로 현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재선을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지난 23일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베네수엘라의 ‘돈줄’ 역할을 하는 국영 석유기업을 상대로 자산 동결과 송금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하는 등 마두로 정권 퇴진을 겨냥해 압박의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의 정치 및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미국 외교관들에게 출국을 명령했다.
yeonjoo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