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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기업 실적 덮친 ‘차이나쇼크’
중국 경기둔화·G2무역전쟁 여파
캐터필러 작년4분기 이익 13억弗↓
MS·페이스북·아마존 실적도 우려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차이나 쇼크’가 미국 월가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캐터필러와 엔비디아 등 미국의 주요 기업이 중국 경기 악화를 이유로 부진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이번 주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아마존 등 정보기술(IT) 공룡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시장은 긴장과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세계 최대 중장비기업 캐터필러는 지난해 4분기 이익이 10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억달러 감소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10년 만의 최대 하락폭으로,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기대치보다도 14.5% 낮다. 캐터필러가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은 2016년 1분기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55달러로 시장의 예상치 2.99달러에 한참 못 미쳤다. 캐터필러는 또 올해 EPS를 11.75~12.75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12.73달러에 비해 방어적인 수준이다.

짐 엄플바이 캐터필러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이 타격을 입었다”며 “전체 매출 중 5~10%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안해 올해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치보다 낮춰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순익 전망은 다양한 시장의 펀더멘털(기초 여건)과 거시 경제 여건, 지정학적 요인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에 이날 캐터필러 주가는 전장보다 9.1%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아도 중국 경기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을 기존보다 5억달러 낮춘 22억달러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거시 경제의 둔화, 특히 중국 시장 탓에 게임 그래픽과 프로세싱 유닛 등에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확연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이날 13.8% 급감했다.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8.98포인트(0.84%) 떨어진 24528.2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91포인트(0.78%) 하락한 2643.8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18포인트(1.11%) 내린 7085.68에 장을 마감했다.

캐터필러와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은 ‘차이나 쇼크’의 신호탄에 불과하다.

투자자들은 29일 애플, 30일 MS와 페이스북, 31일 아마존의 실적 발표에 더욱 긴장하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가 이들 기업에도 반영될 경우 차이나 쇼크는 현실로 굳어지는 셈이다.

미국의 다른 기업들도 이미 중국의 영향을 받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87억달러로 전분기보다 감소했고 시장 기대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자동차 제조사 포드는 중국 합작사 판매 대수가 50% 이상 급감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이밖에 오는 30~31일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도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등 주요국 경기 우려와 무역협상 등 다양한 불확실성에 따른 경계심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존스 트레이딩의 데이브 루츠 상장지수펀드(ETF)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셧다운 관련해 찬물을 끼얹은 데다 중국 지표도 부진해 시장이 부담을 안고 이번 주를 시작했다”면서 “미·중 무역협상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애플 및 아마존 실적, 브렉시트 표결 등 불확실성 요인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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