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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마두로 돈줄 차단…국영석유기업 제재 ‘초강경’
자산 동결·송금 금지…퇴진 압박
베네수엘라 외화·주수입원 차단
과이도, 국가주요자산 장악 착수
반정부 유혈시위 격화…35명 사망
식량부족 아이들 쓰레기통 뒤지고
군인·경찰은 민간인 주택 공격


미국 정부가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영석유기업 PdVSA에 대해 제재 방침을 발표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 장관(오른쪽)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PdVSA에 대한 자산동결과 송금 금지 등 제재방침을 밝히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압박했다. [로이터]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돈줄’ 역할을 하는 국영석유기업 PDVSA(Petroleos De Venezuela S.A.)를 상대로 자산 동결과 송금 금지 등 제재를 가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고 ‘임시대통령’을 자임한 야당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지지하기 위해서다.

마두로는 즉각 “베네수엘라에서 손을 떼라(Hands off Venezuela)”며 반발했지만, 과이도 의장은 국가 주요 자산 장악에 나섰다. 최악 경제난에 ‘한 나라 두 대통령’의 정국불안까지 겹친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 통화를 35% 평가 절하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PDVSA는 오랫동안 부패의 매개체가 돼 왔다”며 경제 제재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관할권이 미치는 지역에서 PDVSA가 가진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또 PDVSA의 미국 내 정유 자회사인 시트고(Citgo)가 기업을 운영할 수는 있지만, 수익을 마두로 정권에 송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대신 회사 수익금은 접근이 차단된 미 계좌에 보관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번 조치는 마두로와 그 패거리들이 더 이상 베네수엘라 국민의 자산을 약탈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 임시대통령이나 민주적으로 선출될 정부에 신속히 통제권을 넘기는 것이 제재를 완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석유의 미국 수출량은 경제위기와 정치적 혼란 등이 겹치면서 꾸준히 감소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로부터 수입하는 원유와 석유제품의 양은 2008년 ‘하루 120만 배럴’에서 2017년에는 ‘하루 50만 배럴’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은 자국 국영석유기업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를 ‘범죄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정치적, 법적인 대응을 천명했다.

마두로는 이날 국영TV를 통한 연설에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손을 떼라’”며 “PDVSA는 모든 법적, 정치적, 경영ㆍ상업적 수단들을 동원해 미국 내 베네수엘라의 자산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이도 의장은 이날 미국의 지원 아래 과도정부 인수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돌입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낸 성명에서 국회에 PDVSA와 시트고의 새로운 이사회 인선 작업에 착수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우리는 점진적이며 질서정연하게 우리 공화국의 해외 자산을 통제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권력 강탈자(마두로 대통령)와 그의 일당이 정권서 물러나는 과정에 국가 재정을 고갈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과이도 측은 시트고가 채무를 변제하지 못해 지분 절반이 해외 채권자들 손에 넘어가기 전에 통제권을 확보하려고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지난 23일 진행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전후로 군경의 강제 진압 탓에 35명이 사망하고 850명이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현지 취재를 한 CNN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수도 카라카스는 음식과 생필품 부족, 군경과 반정부 시위대의 유혈 충돌 등으로 최악의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아이들은 먹을 것을 찾으려고 쓰레기통을 뒤지고, 군인과 경찰들은 민간주택을 공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자국 통화인 볼리바르화의 가치를 달러당 3200볼리바르로 고정해, 약 35% 평가 절하했다. 이는 달러 암시장에서 거래에 참고하는 달러투데이닷컴이 제시한 달러당 3118.62볼리바르와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이번 조치는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 환율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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