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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하나뿐인 내편’ 시청률 40% 돌파의 의미는 무엇일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얼마전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의 시청률이 40%를 돌파했다. 제작진은 ‘국민드라마’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뿐인 내편’을 재있게 보고 있는 시청자가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드라마의 내용이나 전개 방식은 구태의연하다.

가족들이 많이 보는 KBS 주말드라마가 굳이 실험적인 내용과 참신한 전개 방식을 택할 필요는 없다. 편안하고 무리없이 볼 수 있는 가족극이 더 잘 어울릴 수도 있다.

하지만 미디어 생태계가 급변하면서 지상파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이때 ‘하나뿐인 내편’ 같은 주말극으로 지상파 드라마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으로 삼기는 어렵다.

‘하나뿐인 내편’을 보는 시청자는 “재밌게 본다. 머리 복잡하지 않아 좋다”와 “보는 내가 한심해진다. 스스로 바보가 된 듯하다. 다른 게 볼 게 없어 보는 것일뿐”이라는 전혀 다른 양 자의 입장이 공존한다.

‘하나뿐인 내편’은 드라마의 정해진 공식내에서 뱅뱅 돌고 있어 식상함을 준다. 최근까지 유이(김도란)가 살고 있는 시댁 운전기사로 일하는 최수종의 친딸이라는 사실이 유이 시댁에서 다 알게되면서 한 바탕 난리가 났다. 시어머니 차화연이 며느리 유이를 쫓아내면서, 아들과 헤어지지 않으면 자신이 이혼한다고 했다. 이 때 시청률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제는 최수종의 어두운 과거 경력, 살인 혐의로 교도소에 있었던 사실을 딸인 유이부터 한 명씩 알게될 것으로 보여 충격을 더할 것으로 보이면서 또 한차례 시청률 반등을 노릴 것 같다. 이런 식의 충격요법은 퇴행적인 드라마 진행방식이다.

그나마 이 드라마의 미덕은 코미디와 신파를 적절히 섞어 완전 막장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막장 분위기만 살짝 낸다. 이 중심에 시어머니 차화연(오은영)이 있다. 차화연은 큰 며느리를 구박하면서도 못된 시어머니 단계까지는 가지 않는다. 작은 며느리와 연대해 일을 도모하지만 그 자신도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에게 머리를 뜯기는 수모를 자주 당한다. 차화연은 쩔쩔 매기도 하는 등 귀여운 면도 있다.

‘하나뿐인 내편’은 앞으로의 전개를 다 알고 보는 드라마다. 정해진 수순으로 갈 뿐이다. 시청자가 보기를 원하는 것, 결국 이들이 잘 사는 걸 보여줄 것이다. 가끔씩 출생의 비밀과 주요 인물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집안이 난리가 난다.

시아버지 박상원이 “또 무슨 일이야. 뭐 또 있어. (앞으로는 ‘강 기사가 살인자라 말이야’ 등등)”라고 하면서 보여주는 표정이 이를 대변한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청자에게 이런 드라마는 별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이는 KBS 주말극의 강점이자 한계이기도 하다.

입시스릴러 ‘스카이 캐슬’과 사극좀비 ‘킹덤’ 같은 드라마는 지상파 편성을 배제하고 플랫폼(방송국)을 찾았다. 그런 상황이라면 KBS 주말극도 과거의 틀에 안주해 차별화를 달성하지 못하다가는 위기를 부른다.

KBS는 미니시리즈(월화극, 수목극)의 방향이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2: 죄와 벌’과 수목드라마 ‘왜 그래 풍상씨’에서 알 수 있듯이, ‘올드’해지고 있다. 반면 MBC 미니시리즈는 장르물(‘나쁜 형사’ ‘‘붉은 달 푸른 해’)로 가고 있다.

‘동네변호사 조들호 2: 죄와 벌’은 연출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고현정의 캐릭터도 아수라 백작 느낌이 날 정도로 어색하다.

‘왜 그래 풍상씨’는 문영남 작가의 가족간의 화해와 행복을 그리기 위한 중간과정으로서의 콩가루 집안이라는 비슷한 설정이 반복되면서 퇴행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요즘 지상파 드라마들이 급변하는 미디어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모습들이 보인다. KBS는 주말극 시청률 40% 돌파에 안주하지 말고, 미니시리드와 주말극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확실하게 보여줄 때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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