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대정전’ 발생한 올림픽선수촌 아파트…30년 된 14억원 ‘부실 아파트’?
-24일 정전 발생, 엘리베이터에 19명 갇혀
-주민들 ‘노후화 재개발 필요’ 주장

아파트 주민이 제공한 정전 당시 사진. [독자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24일 오후 6시 40분께, 퇴근후 돌아온 박모(29) 씨의 집은 칠흙같은 어둠 속이었다. 이날 오후 3시께 아파트에서 발생한 정전 때문이었다. 한국전력에서 공급하는 전기를 아파트 내에 가져오지 못하면서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박 씨는 “퇴근하고 9층까지 걸어서 올라오느라 진땀을 뺐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정전이 발생한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를 놓고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아파트가 현재 재건축을 위한 안전정밀안전진단을 앞둔 곳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은 더욱 뜨겁다.

25일 송파소방서와 한전 등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정전으로 송파소방서는 3차례에 걸쳐 현장에 출동했다. 처음 정전 때 아파트에 주민들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며 현장에 출동했고, 이후 철수했지만 엘리베이터에 추가 갇힘 신고가 발생, 오후 6시 40분께에는 재차 정전이 발생하며 다시 주민들의 신고가 이어졌던 것이다.

송파소방서가 이날 엘리베이터에서 구조한 주민은 19명, 이중 2명은 구조 당시 호흡곤란을 호소했고 산소마스크를 쓰고서야 안정을 되찾았다.

현장에는 소방과 경찰, 한전 등 여러 기관에서 인력이 투입됐다. 구조장비는 15대, 정전으로 인한 구조와 복구 작업을 진행하는 데 투입된 인력은 57명에 달했다.

한전 관계자는 “아파트에 전기를 받아오는 수전설비 중 변압기 쪽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본래 아파트 소관 부분이지만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인력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맞춰 기자단과 선수촌의 숙소로 처음 지어졌다. 올해 만 30년을 넘었다. 주민들은 해당 아파트가 올림픽을 앞두고 ‘부실공사’로 지어져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파트 주민 백모(31) 씨는 “8년 전쯤에는 단수가 돼서 서울 동쪽에 있는 소방차 전부 몰려와서 급수해준 적도 있다”면서 “1988년 올림픽 때 선수촌으로 사용한 아파트라서 30년이 넘은 셈”이라고 했다.

직장인 홍모(29) 씨도 “아파트가 노후화돼서 재개발 문제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정전으로 인한 엘리베이터에 갇힌 주민이 내 가족이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고 했다.

이같은 열악한 상황에도 해당 아파트의 가격은 매매가가 전용면적 83㎡ 기준 14억원(2018년 12월)에 육박한다. 아파트가 5540세대의 대단지인데다 강남 잠실 등에 인접해 있어 부동산 투자에 적합한 장소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재건축 시행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을 앞두고 있다.

한편 정부는 재건축을 ‘투기의 진앙’으로 보고, 정밀안전진단 기준 강화, 초과 이익 환수제,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 각종 규제를 잇달아 내놓은 상황이다.

zzz@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